9월 16일 추석개봉영화들 사이에서의 대전쟁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서,
어제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있었던 관객과의 대화 <퀴즈왕> 유료시사회를
일찌감치 다녀왔습니다. 워낙 개인적으로 장진 감독님의 팬인데다가,
많은 추석영화들 사이에서 하루라도 빨리 보고싶은 마음에 유료시사회를
갔는데요, 이번 주 박스오피스에서 <퀴즈왕>과 <시라노>의 유료시사회관객이
집계되면서, 추석흥행영화순위에 약간의 예상을 보았나봅니다.
생각보다 유료시사회의 관객이 많지않았던 탓인지 코미디인 두 영화의 흥행이
생각보다 청신호만이 아님을 알 수 있었습니다. (실제 흥행은 많이 다를수도.)
장진 감독님의 이번작 <퀴즈왕>은 기대치를 한껏 낮추고 보시는게 좋으실 듯.
사실 이번 추석영화들 사이에서 유일하게 대놓고 코미디작품인 이 영화의 홍보만을
봤을 때, 가장 대중적일 듯 하여 <해결사>와 함께 1,2위를 다투지않을까싶었는데
정작 이 영화의 제작규모가 독립영화수준이라는데에 놀랐습니다.
관객과의 대화시간에 직접 감독님이 말씀해주신 것으로 4억대의 저예산 수준이며,
주주공모제인가로 만들어진 새로운 시도의 영화였다고 하셨습니다.
홍보가 좀 붙어 10억대로 훌쩍 넘어가고, 추석개봉이 잡혀지면서 규모가 커진 것이지
작년 말에 촬영한 이 영화는 '장진 패밀리'들이 모여 '즐겁게 노는 분위기로 찍어보자!'가
원래 컨셉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이렇게 크게 극장에 걸릴 줄도 몰랐다는 거죠.
영화를 보니 이런 사실을 알기전엔 좀 '이상하다' 싶었습니다.
장진 감독님의 영화치고는 많이 투박하고 서투르며 너무 직접적인 개그코드가 많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이죠. 장진 감독님은 천상 이야기꾼이십니다. 관객과의 대화에서도
막히는 부분없이 여러 얘기를 즐겁게 해주셨고, <퀴즈왕>에서도 다양한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를 요리조리 엮어가며 만들어내는 내용전개가 역시 그 분 답다는 생각이 들었죠.
하지만, 초반부분에 열댓명이 넘는 주요 캐릭터들을 좌~악 한줄로 세워놓고
경찰조사를 하는 장면은 재밌기보다 조금 정신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치 '개그콘서트'를 보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죠.
장진 감독의 특기인 대사빨 유머도 이번에는 '좀 더 직접적인 개그코드 대사'로
바뀌었죠. 역시 캐콘 생각났습니다. 재밌긴 해도, 왠지 그답지 않은데?
이게 제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대화시간 후 감독님의 말씀을 들어보니 어느정도 수긍은 갔습니다.
상업영화적 틀에서 벗어나 좀 더 '놀자'분위기로 즐겁게 만들어보자는 취지하에,
익숙한 편집분위기나 그런 부분들을 많이 손대지 않은 채 그 자체의 투박함으로
만들어보자고. 그렇기에, 관객들은 이전 작품들과 <퀴즈왕>을 비교하기보다는
그냥 별개의 작품 하나로 즐겨야 좋을 듯 합니다. 이전보다 더 나아진 점이 뭐지?
이런 것 찾기에는 감독님 자체의 제작 의도가 많이 달랐으니까요.
대신, 오로지 '장진 사단'의 배우들만으로 뭉친 덕에, 초호화 캐스팅을
한 화면에서 보실 수 있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습니다. 신하균, 정재영 등의
까메오 출연은 물론, 한재석, 김수로 등의 처음 그의 작품에서 만날 수 있는
배우들까지 주조연 모두 눈에 남는 화려한 배우들의 연기를 만끽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퀴즈쇼' 자체의 재미나 퀴즈푸는 재미보다는 역시 '휴먼 코미디'인만큼
등장인물들의 장진표 이야기나 캐릭터 유머를 보시는 게 이 영화의 포인트일 듯.
<퀴즈왕>이 되기위해 출전한 그들, 각각의 사연을 안고 나서는 그들의 포부와 웃음.
그것을 즐기러가는 것이 영화 <퀴즈왕>의 재미포인트일 것입니다.
생각보다 작은 영화, 투박한 스타일의 장진 영화 <퀴즈왕>, 큰 기대없이 보세요.
그래야 그나마 큰 후회를 접으실 수 있을 듯 하네요.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큰 법~
많은 등장인물과 다양한 에피소드가 나오지만, 개별적인 웃음이 많고
하나로 맛있게 버무려지지못한 비빔밥, 설익은 쌀밥을 먹는듯한 느낌?
<퀴즈왕>에 대한 제 이미지적 생각이었습니다. ^^
* 영화를 보고 가장 많이 묻는 질문, 영화 속 '이한위'씨 어떻게 됐냐는?
본 영화에서는 그 결말이 안 나오는데, 감독님 왈 "폐차된 트렁크에서 살아나옵니다."
다만, 편집상 문제로 넣지않았는데, 보고 난 관객들이 가장 많이 물어봤다고 합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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