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니셔>는 특수한 힘을 지닌 별종들의 천국인 마블코믹스 원작의 영화와는 다른 너무도 인간적인 마블코믹스의 이단아다.
돌프 룬드그렌 주연의 1989년 작 <퍼니셔>는 ‘응징자’라는 이름으로 국내에 선을 보였다. 당시 꽤나 파격적인 액션으로 매니아들의 입에 오르내리기도 했으나 단순 하게 보이는 액션은 스토리의 한계를 넘지 못해 큰 인기를 얻지는 못했다. 마블 코믹스가 만화인 만큼 보기 편하고 단순한 스토리라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일 것이다.
이번에 새롭게 선보인 토마스 제인의 <퍼니셔>는 1989년 작에 비한다면 상당한 스토리의 비중도가 높아졌다. 일방적인 액션은 치밀한 구성을 가지고 짜임새 있게 바뀌었으며 완벽한 살인 병기식의 주인공 캐릭터는 다분히 인간적인 고뇌를 하는 일반적인 영화 속 특수 요원 정도로 그려지고 있다. 악당도 비열하지만 허점을 가지고 있는 매력 있는 인물로 그려지고 있다. 액션도 상당한 수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하드고어적인 장면들도 등장하기도 한다.
마블 코믹스가 원작인 만큼 코믹적 요소는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거기에 재미있는 조연들의 연기가 곁들여져 원작만큼 재미있는 영화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이러한 좋은 모습들은 너무나 인간적인 주인공 때문에 펼쳐지는 액션의 제약이 많아지고 액션보다는 잔머리를 이용하는 모습들로 실망을 안겨주기도 한다. 마블 코믹스에 충실한 인물 묘사는 영화라는 공간 안에서는 어색함으로 남아 각 인물들의 연기가 어색해 지고 있다. 전체적으로 만화 같은 수준이하의 연기를 보여줌으로 재미있는 스토리와 의외의 액션이 주는 모든 흥미와 만족을 감쇄시키고 있다.
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주인공을 맡은 토마스 제인을 잘 알아보지 못한다. <드림캐쳐>와 <피너츠 송>으로 주목 받은 그는 이번 영화에서는 1989년 작 돌프 룬드그렌의 어색함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또, 어디선가 본 듯한 너무도 멋지고 육중한 근육질의 몸매를 자랑하고 있다. 일본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관객들이라면 ‘북두의 권’의 켄시로를 떠올릴 것이다. 악당을 연기하는 존 트라볼타는 예전 명성에 걸맞은 카리스마가 살아있는 연기를 하고 있지만 나이를 무시 못하듯 무척 지치고 힘들어하는 모습으로 연기를 하고 있다.
<퍼니셔>는 모든 것이 잘 맞아 떨어져 멋질 것 같은 분위기를 내고 있기는 하지만 그것은 마블 코믹스의 한계를 뛰어넘지 못하고 기존의 마블 코믹스를 원작으로 했던 영화들과 약간 차별화 되는 독특한 가벼운 영화로만 만족 시키고 있다. 가장 인상적이고 만족스러운 부분이라면 켄시로를 닮은 육중한 몸매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