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영화가 전 세계적으로 득세하는 가운데 자국영화가 고전을 면치 못한다는 소식은 우리에게 더 이상 낯선 이야기가 아니다. 그런 상황에서 한국 외에 할리우드를 상대로 자국 영화시장을 가장 잘 방어하는 국가로 프랑스가 꼽혀왔으나 최근의 프랑스 영화계는 침체를 벗어나지 못했다. 무섭게 밀어붙이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힘겹게 버텨오던 프랑스 영화산업에 중흥을 일으킨 영화가 바로 <오르페브르 36번가>. 탄탄한 시나리오와 완성도 100%의 치밀한 구성은 2005년 프랑스 자국영화 관객동원 1위라는 기염을 토하며 흥행에서 압도적인 성공을 거두었다. 또한 같은 해 베를린 영화제에서 8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는 쾌거를 이루는 흥행과 평단, 두 마리 토끼를 성공적으로 잡았다.
프랑스 국민배우 제라르 드빠르디유와 엠마뉴엘 베아르의 남편이자 국내에 영화<제8요일>로 널리 알려진 다니엘 오떼유의 팽팽한 연기 대결은 영화<더 히트>(마이클 만 감독)에서 로버트 드니로와 알 파치노를 능가하는 연기를 선보였다는 찬사를 받기도 하였다.
오르페브라가 36번지의 서장이 되기 위해 친구에서 적이 된 경찰의 엇갈린 인생을 그린 영화<오르페브르 36번가>는 인간의 다양한 감정을 다루며 시종일관 긴장감 넘치게 진행된다. 그중 특히 사랑과 우정, 배신과 용서 등 가장 인간적인 감정을 극단적으로 오가며 비극과 휴머니즘의 조화는 물론 강력한 액션 씬과 리얼리즘은 여성 관객들에게도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흥행의 주역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