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관시사라 정신은 없었지만 로마인 이야기라 괜찮은 전쟁영화 생각보다 아주 재미있다거나 스펙타클하다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워낙 로마인 이야기를 비롯해서 로마 역사를 좋아해서 재미있었다. 역사 교과서에는 나오지 않을 법한 야사 같은 느낌의 사라진 기록의 9군단 이야기라 더 재미있었던 것 같다. 물론 이게 로마의 역사 이야기가 아니라 다른 내가 별로 관심 없는 나라의 이야기였다면 평가는 달라졌을지 모르겠다. 스토리 구성이나 화면, 영상, 음향 등 영화적인 요소는 솔직히 기대 이하였기 때문이다. 순전히 로마군의 비하인드 스토리이기 때문에 재미있었다. 게다가 전관 시사회라서 표 받고 어쩌고 하는 게 너무 북적북적하고, 앉아서 기다릴 장소도 모자라고 불편했다. 물론 상영관 자체는 냉방도 나름 잘 되고 불편하지 않았다. 다만 영화 시작하고 왔다갔다 하는 사람들이 몇 있어서 좀 짜증났다. 어떤 사람이 늦게 바시락 거리면서 들어와서 내 앞에 앉더니 아무렇지 않게 전화를 받고 전화를 끊더니 벌떡 일어서서 나가는거다. 어찌나 거슬리던지. 적군을 죽일 때까지는 먹지도, 자지도 않고 얼굴에 파란 칠을 하고 말타고 달리는 원주민(이들의 이름은 영화를 보자마자 까먹어서 기억나지는 않는다.) 그 파란 칠도 그냥 분이 아니라 사람(여기서는 추장의 아들쯤?!)을 죽여서 나온 뼛가루를 물에 타선 만든걸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비장했다. 여자가 벙어리로 나오는데 가끔 아~하고 기합을 넣는데 혀가 없어도 그런 정확한 아 소리가 나오나 라고 혼자 쓸데없는 상상을 해봤다. 살아남은 몇 안되는 로마군의 고군분투 생존기와 그 안에서의 서로에 대한 배신과 혹은 배려는 흥미롭긴 했지만 큰 감동을 주지는 못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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