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에 개봉해서 망가진 대작-하나는 망가질-영화가 있다. 하나는 '싸인', 하나는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이하 성소)이다.
그러나 '싸인'은 그래도 무언가가 있는 듯했다. 아내의 죽을때의 말.. 동생이 야구선수였던 이유.. 아내를 죽인 의사가 외계인은 물을 싫어한다는 말.. 딸아이가 물이 이상하다며 집안 곳곳에 물컵을 두는 것. 아들이 천식에 걸린 것... 모두 결말에 대한 장치였다..
그리고 '성소'.. 어떻게 보면 한국 최대의 파문으로 기록될 영화.. 난, '성소'를 40년전에 찾아왔거나.. 40년뒤에 찾아왔으면 했다.. 40년전엔.. 기술의 부족으로 시나리오의 완벽을 기했거나.. 40년뒤엔.. 지금도 그렇지만 CG의 상상력을 보일테니까.. 그래서 현재.. '성소'..?
그렇다.. 장선우 감독은 '성소'를 호접몽에 비유했다. 내가 나비꿈인가 나비가 내꿈인가.. 이걸 시나리오에 대비했을땐 완벽한 결합이었다. 누군가 '섹스는 게임이다'라고 말했지만.. 무엇보다.. 인생은 게임이 아니던가.. 단지.. 다시 시작이 없을뿐..
이렇게 시작한 영화는 역시 빈곤함이다. 장선우감독은 '너에게 나를 보낸다', '나쁜영화', '거짓말' 등.. 이렇게 저렇게 이미지를 차용하는 감독답게 '성소'에서도 [데자뷰]를 일으킬 만한 부분을 많이 남겨놓았다. 하지만.. 그가 말한 금강경이나.. 장자의 사상은.. 이 영화의 오갈데없는 어이없슴에 스스로 그를 묶고.. 작은 영화만 만든 그의 밑천을 보이게 만들었다. 패가 공개된 도박사.. 이젠 어떻게 배팅을 할 것인가?
한국은 결국 흥행만을 건질 블록버스터는 안되는 것인가..? 과연 관객의 상상력을 건드릴 작품은 무리인가..? 그의 알량한 생각으로 나눈 '성소'의 [winner]와 [loser].. 관객은 이미 '성소'의 [level3.5]를 통과했지만, 그는 아직도 관객들에 [level1.0]에 도전하라고 손짓을 하고 있다..
장선우감독의 말.. "영화의 엔딩이 정말 해피하게 느끼는 사람은 영화 이상으로 잘 본 거다. 줄거리상 해피엔딩이지만 그걸 슬프게 느끼면 그 사람도 잘 본 거다. 이 둘 다 win이다. 뭐가 뭔지 답답 하거나 모르겠으면 게임에 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