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하사탕>을 패러디 한 에로물 <박하사랑(군인 박 하사의+사랑 이야기)>만큼이나 제목만 봐서는 당최, 뭔 내용의 영화인지 알 길이 없는 <어깨동무>.
알고 보니 당 영화는 조폭인 ‘어깨’들과 ‘동무’를 한다는, 다시 말해 통상적으로는 어울릴 수 없는 사람과 사람이 그 경계를 무화시키고 우정과 인간애로 굳게 연대한다는 뭐 그런 스토리를 가진 조폭 코미디였다.
한방에 인생 역전할 수 있는 비디오를 입수하게 된 어깨(유동근) 일당이 테잎을 잃어버리고 되찾기 위해 본의 아니게 형사 행세를 하게 되면서 소심하면서도 엉뚱한 동무(이성진)가 역시나 본의 아니게 이 사건에 휘말려들며 점입가경이 벌어진다는 <어깨동무>는, 아니나 다를까 감독의 전작인 <조폭마누라>와 포개어지는 부분이 많다. 조폭이 형사로 분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서 웃음을 유발시키는 역할 바꾸기와 차태현 배기성 등의 카메오, 비오는 가운데 쌈박질을 벌이는 우중액션이 그렇다. 그렇지만 형만한 아우 없다는 우리네의 민간속설이 있듯, 전작에서 차용한 이러한 설정은 세심한 배려가 없었는지 부실하게 다가온다.
우선, <어깨동무>가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는 또는 어필하는 부분은 크게 세 가지다. 흥행 신화를 일궜던 <조폭마누라>의 감독 조진규가 메가폰을 잡았다는 사실. 이미 탄탄한 연기로 입지를 굳힌 유동근과 이문식, <천생연분>으로 한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조미령, 그리고 능청스런 유머로 오락프로의 최고의 수혜자가 된 댄싱 그룹 NRG의 이성진 등을 비롯한 등장인물의 면면들. 마지막으로 유동근의 말마따나 종래의 조폭 코드를 가진 영화와 달리 나쁜 심성을 가진 캐릭터가 나오지 않는 다는 점이다.
허나, 상업적 영화로서는 꽤나 그럴싸한 흥행 요소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장점들을 연동시킬 있는 줄거리가 아귀가 맞지 않으며 튼실하지 못한 탓에 관객들이 좋다고 서로서로 어깨동무하며 이 영화를 볼 지는 심히 의구심이 든다. 게다, 기존 조폭 영화들이 물리도록 써 먹은 장치들을 별 다른 세공술 없이 답습하는, 보는 내가 민망스러운, 갖가지 상황이 목도됨에 따라 적잖은 씁쓸함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