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적나라촌평 :
봉준호 감독의 <마더> 후,
차기작에 대한 쏟아지는 관심을 한 몸에 받은 원빈..
그가 택한 다음은 한국형 하드보일드 액션 영화 <아저씨>다..
그 어떤 장면보다도 소녀를 품에 안고 총을 겨눈,
원빈의 슬픈 눈빛 연기가 빛을 발하리라 기대를 모으는 그의 신작..
그 어떤 요소보다도 원빈의 신작이기에 주목받고 있는 영화가,
바로 이정범 감독의 두 번째 작품 <아저씨>다..
Q)세상에 문을 닫은 한 남자, 그의 문을 연 소녀 이야기..
과거에 대한 비밀을 숨긴 채 전당포를 운영하는 남자 태식..
세상 그 어떤 것에도 감정을 보이지 않는 그이지만,
자신과 닮은 슬픈 눈을 가진 소미에게만은 예외인 태식이다..
그러던 어느 날 소미와 그녀의 어머니가 마약 사건에 연루,
나쁜 놈들에게 잡혀가는 일이 생기게 되고,,
태식은 과거에 지키지 못했던 소중한 것에 대한 극복을 위해,
그리고 자신이 세상을 향해 문을 열 수 있게 해준 소미를 위해,,
소녀를 구하기 위한 외로운 전쟁을 스스로 시작한다..
이렇게까지 영화의 시놉을 간략하게 본다면,
2004년작인 덴젤 워싱턴, 다코타 패닝 주연의 <맨 온 파이어>와,,
조금은 유사한 이야기 구조를 가질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아쉽게도 <맨 온 파이어>는 보지 못했다;;)
공통적으로 특수부대원 출신이라는 공통점 외,
납치되어 버린 소녀외에는 누구에게도 맘을 열지 못한다는 점,,
거기에 소녀를 구하기 위한 혼자만의 전쟁을 치룬다는 점에서,,
두 영화는 피할 수 없는 유사성을 지닌 영화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영리하게도 <아저씨>는 <맨 온 파이어>와는 조금은 다른,
감수성으로 관객들에게 어필하는데 성공한 것 같다..
이 영화는 초반부 태식과 소미가 관계를 맺는 부분은,
거의 보여주지 않는다..
이미 알고 있는 두 사람의 관계를 살짝 짚어주는 수준에 머물 뿐,,
영화는 시종일관 소녀를 잃고 난 후 찾아나서는 태식에 주목한다..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과거의 트라우마에 빠져있지만 그것을 극복하고자,,
그리고 자신이 아끼는 소녀를 구하고자 고군분투하는,,
한 남자의 여정이었으니까 말이다..
그래서 조금은 중간 부분에서 악역 캐릭터가 정형화되면서,
약간은 극의 흐름이 풀어지는 느낌을 받긴 했지만,,
시종일관 타이틀롤을 맡은 원빈의 눈빛 연기와 액션이 더해지면서,,
(약간은 너무 중저음인 원빈의 발성과도 오묘하게 어울리는? ;;)
왠지 찡한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담아내는데 성공한 것 같다..
그리고 여기에 한 남자의 사정을 풍성하게 해주는 데에는,
<여행자>를 통해 호연을 보여주었던 김새롬의 호연도 컸다..
보호 본능을 자극하는 눈빛을 가진 김새롬의 열연은,
극을 시종일관 이끌어가야 하는 원빈의 부담을 덜어줌과 동시에,,
관객들에게 영화 속 남자의 사정에 집중하게 하는 효과도 주었다..
그래서 소녀에 대한 감정이 이입되면 될수록,
태식의 험한 여정도 더욱더 공감 받는 느낌이었다..
Q)한국형 오우삼이 되기를 꿈꾸는 매니스트(Manist) 이정범 감독,
오우삼 감독이 명성을 떨칠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던 것은,
홍콩 느와르라는 장르에 걸맞는 남자 이야기를,,
그만큼 실감나면서도 감정 이입되게 만든 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정범 감독은 어찌보면 오우삼의 그런 감성에 가장 걸맞다..
그의 데뷔작인 <열혈남아>부터 시작된 그의 영화관은,
세상과 담을 쌓고 있는 한 남자가,,
자신을 이해해주는 타인과 교류해가는 과정에 주목했다..
물론 그 과정은 단순하게 사랑이 넘치는 과정이 절대 아니다..
자신이 잊고 있었던 인간다움을 찾기 위한 여정이야말로,
절대로 쉽게 닿을 수 있는 경지는 아니었을테니 말이다..
이 영화에서의 태식이 그렇다..
특수부대원으로써 활약을 인정받던 그는,
단 한 번의 실수(?)로 사랑하는 모든 이들을 잃었다..
그리고 그는 세상에 대한 마음을 모두 닫아 버렸다..
스스로가 어두운 전당포 안에 갇혀 버린 것이었다..
그러나 그런 그에게 빛을 내어준 이는 작은 소녀였다..
자신의 모든 사정을 알고 있다는 듯, 슬픈 눈빛을 보낸 한 소녀,,
그녀의 눈빛을 마주한 그 순간부터,
태식은 구원받기 시작했는지 모르겠다..
소녀는 자신이 죽을 뻔한 위기에서,
태식에게 구원받았다고 생각할 지 모르겠지만,,
영화의 마지막 부분 태식이 지은 한 번의 미소야말로,,
그가 결국 구원받았음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이렇게 이정범 감독은 약간의 작위적일수도 있는 설정이지만,
자신을 위한 구원을 향해 가는 남자들의 세계에 주목했다..
그 과정이 얼마나 쓸쓸하고 외로운 길인지,
영화를 보는 관객마저도 씁쓸함을 느낄 지경인데,,
영화 속 인물들은 얼마나 큰 외로움을 느끼고 있었을까?
이런 감정 이입을 가능케 하는 것이야말로,
이정범 감독이 가진 특화된 재능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Q)한국형 하드보일드 액션의 시작이 될 수 있을 것인가?
이 영화, 액션의 수위가 쎄다..
원빈의 꽤나 많은 부분 소화한 듯한 액션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영화 속에서 표현된 폭력의 수위가 좀 쎘다..
영화에서 잡고 있는 서브 소재가,
아동 인권이나 장기 밀매·마약과 관련된 부분이라,,
여느 액션 영화와는 다른 비정한 모습이 나올 것이라 예상했었지만,
이 영화에서 보여지는 액션은 생각보다도 하드보일드했다..
여기저기서 뿌러지고, 피와 살이 튀는 액션은,,
한국 영화에서는 분명 시도되지 않은 액션임이 분명하니 말이다..
류승완 감독이 <짝패>를 통해 보여주었던 사실적인 액션만큼이나,
헐리웃 액션의 그것과는 다른 합을 보여준 <아저씨>의 액션은,,
그 수위만큼이나 쉽게 시도될 수 있었던 부분은 분명 아닐지도?
아마도 꽃미남 원빈의 자태를 감상하기 위해 찾았을 여성 관객에게,
이 영화가 보여주는 비주얼상의 수위는 조금은 충격일지도?
하지만, 한 가지 명확한 것은..
조만간 이어 개봉할 것이 분명한 <악마를 보았다>와 더불어,
쉽사리 시도되지 않은 액션이었음이 분명했다는 점이었다..
이 영화, 원래 시나리오상의 주인공의 50~60대 중년이었단다..
원빈이 영화에 합류하면서 꽤나 주인공의 나이가 내려갔다던데,
어찌 생각하면 인생의 쓴맛이 좀 더 잘 표현될 수 있었을지도,,
아니면 감정 이입이 쉽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점은,
원빈으로써는 <마더>에서 보여주었던 연기와는 조금은 다른,,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위기의 배역으로 돌아왔다는 점이다..
그것만으로도 이 영화가 원빈에게 주는 의미는 충분하다고 본다..
그의 차기작에 대한 선택의 폭을 넓힌 것일테니 말이다..
Copy Right™, 매니악's 적나라촌평
출처 : http://www.cyworld.com/csc06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