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마음이]가 속편으로 돌아온다는 말에 반신반의 했었는데, 이렇게 놀랍도록 귀엽고 착한 결과물을 보니까 모든 게 기우였단 생각이 들고 안심이 된다. 아역대세 수정이가 부른 깜찍발랄 '마음이 Song'이나 푸근한 '마음이 인형'까지 나왔다고 하니 단단히 시리즈 욕심과 캐릭터 욕심을 부리는 듯하다. 그 욕심이 과욕이 아닌 관객들에게 주는 행복으로 다가와 만족감으로 자리 잡으니, 오히려 팬의 입장에서 성공적인 시리즈와 인기 캐릭터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달이가 벌써 8살이라고 한다. 4년 전 찬이(유승호扮)와 소이(김향기扮)와 함께 따뜻하고 눈물 섞인 드라마를 보여줬었던 녀석이 이번엔 좀 단란하고 유쾌하게 돌아왔다. 먹보, 도도, 장군이의 엄마가 된 마음이는 여러모로 베테랑의 면모를 보여준다. 이 시리즈의 2대 국민 남동생으로 선택된 송중기는 나이를 떠나서 그 타이틀에 손색이 없게 순수한 ‘애견고딩’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번 [마음이2]에서는 새끼 강아지들의 귀여운 애교연기나 농익은 마음이의 연기력도 주목할 만하지만, 가장 두드러진 점은 업그레이드 된 코미디라고 할 수 있다. 권해효의 감초연기도 못지않지만 주축을 이루는 것은 버디 코미디를 선보인 성동일과 김정태가 분한 必 ‘덤앤더머’ 형제다. 시종일관 요절복통 좌충우돌 Show를 보여주는 이들은 애견연기와 대치하여 인간연기의 백미를 보여준다. 이들은 마치 [나홀로집에]시리즈에서 좀도둑으로 나온 해리와 마브 형제를 고스란히 옮겨놓은 느낌이다. 감독이 의도하지 않았다한들 강한 싱크로율을 무시할 수는 없음이다. 성동일은 근래 [원스어폰어타임]과 [국가대표], 최근 TV드라마 <추노>에서 최고의 조연 연기를 선보였었는데, 여기서도 역시 최고의 만족감을 선사해주었다. 개그프로 유행어 “-하는 거 아니야~”를 성동일 특유의 톤으로 살려 관객들이 박장대소를 마음껏 터뜨리게 만들었다. 전반적으로 느긋하고 여유 있는 표정이나 능청스러운 행동 그리고 독특한 말의 어조가 이번 코믹 캐릭터의 극치를 보여줬다. 덤앤더머 형제가 라면을 끓여 먹으며 계란을 빼앗아 먹는 장면에서 성동일의 유행어가 하나 더 있었는데,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꽤 웃겼고 지금도 어색하게나마 입가를 맴돌고 있다. 그 밖에 중국판 <꽃보다남자>의 구준표 역할을 맡았던 장한의 모습, 그리고 왕석현과 상근이의 까메오 출연은 그야말로 보너스 같은 재미를 줬다.
이제 주인공 마음이의 얘기를 해보자. 분명 연기력이 늘었다. [빙고][베토벤] 같은 단순한 애견영화 뿐 아니라, 동물들의 명연기가 경이로움의 극치로 느껴졌던 [나폴레옹]과도 필적할 만하다. 모전자전(母傳子傳)인가? 강아지 형제 중 가장 고생도 많이 하고 활약이 돋보인 장군이의 연기 또한 발군이었다. 특히 모자(母子)의 연기가 극에 달한 두 장면이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먼저 필 형제(혁필&두필)에게 잡혀 가는 장군이의 애절한 낑낑 연기(?)와 엄청난 속도로 질주하여 끈질기게 차에 매달린 마음이의 눈빛 연기는 가히 압권이었다. 또 하나의 장면은 엔딩씬인데, 애타게 엄마를 찾는 장군이의 바동거림 앞에 모성애가 발동한 마음이, 위험을 무릅쓰고 달려 나가는 그 용기와 마지막 절뚝거리는 연기까지 정말 클라이막스다웠다. 물론 마음이의 열연은 영화 곳곳에 포진되어 있다. 빗속에서 탈진하여 쓰러지는 장면은 너무 자연스러워서 감독마저 탄복할 정도 였으리라. 그 밖에 진짜 연기를 하는 듯한 눈망울은 보는 것만으로도 ‘이 녀석이 내면연기를 아는구나!’하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정말 마음이에게 여우주연상을 줘도 무방할 정도다. 재밌는 상상이긴 하지만 연말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 후보들의 긴장된 얼굴이 클로즈업 되는 가운데 그 한 프레임을 마음이가 차지하고 있으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뭐, 명예 애견연기상을 신설해도 좋을 듯하고 말이다.
[마음이2]는 마음이 따뜻해지고 유쾌해지는 영화다. 명랑한 마음이와 쾌활한 새끼 강아지들은 보는 것만으로도 흐뭇했다. 그저 애견의 귀여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그치는 영화가 아니기에 초반 먹보, 도도, 장군이의 애교 있고 장난끼 어린 모습은 너무 감질나서 아쉬웠지만, 영화 자체는 마음으로 보듬기에 너무 부드럽게 눈으로 가슴으로 스며들었다. 동물이 주를 이루는 영화는 동물 스스로가 연기를 즐겨야 하지만 또 더불어 주변에서 원조가 끊임없고 상당해야 한다. [마음이2]는 그런 점에서 동물들의 연기나 촬영에 임하는 스탭들의 노고가 느껴졌다. 내용은 쉽고 뻔하고 가벼울지 몰라도 그 안에는 영화를 만든 모든 분들의 프로정신이 느껴졌다. 뭐, 굳이 꼬집자면 흠 잡을 게 없겠냐마는 몇 가지 우려를 다독이고 싶다. 먼저 전반적인 스토리는 가족코미디로서 이 정도면 무난했다. 영상 면에서 멧돼지나 뱀, 쥐덫군단(?)이 CG로 묘사되어 다소 엉성할 수도 있지만 오히려 영화 느낌을 해치지 않고 자연스러워서 좋았다.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평소에 이런 영화 속 연기를 위해 혹독한 제식훈련에 임했을 마음이를 생각하면 영화 속 연기가 그리 달갑게만 느껴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어찌 그리 삐뚤어진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겠는가. 분명 마음이는 트레이너와 교감에 성공했고, 동기부여가 어찌 되었든 이 영화에 매진하여 관객들과의 소통에도 만족감을 줄 것이다. 이 정도라면 충분하리라 본다. 가시 눈을 뜨고 노골적인 잣대를 들이 밀지 말아야 할 영화다. 모처럼 한국영화계에 떠오른 온전한 가족코미디 아닌가! 무엇보다도 착한 영화다. 착함에 의존한 게 아니라 착함 또한 있는 것이다.
착한 마음으로 보자. 따뜻한 마음이 유쾌한 마음으로 피어날 것이다.
마음으로 보는 마음이! [마음이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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