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와 인간의 조화로운 관계 속에 눈물과 감동을 선사한 <마음이 1>.
이번엔 분위기를 확 바꿔 따듯한 모성애를 웃음으로 풀어간다.

"우리도 이런 동물 영화를 만들 수 있다"

<마음이 1>편은 작품의 완성도라는 측면에서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우리도 외국 영화처럼 똑똑한 동물이 주연하는 영화를 만들 수 있다라는 자부심을 갖게 한 영화다. 어릴 적 <벤지>를 보고 '개도 저렇게 똑똑할 수 있구나' 또는 '개가 사람보다 낫다'라는 감탄을 하면서 봤던 기억이 난다. 그런 기억을 더듬어 그때의 감동을 되세겨 보면  우리의 충견 '달이'도 벤지 못지 않게 훌륭하고 똑똑하다. 서로 간에 의사 소통을 할 수 있는 '대화의 도구'가 없는 개를 인간이 표현하려는 의도대로 움직이게 한다는 것은 어찌보면 지나친 욕심일 수 있을 정도로 어렵기만 한 일임에도 달이는 연기가 아닌 평소의 행동처럼 자연스럽게 행동한다.

거기에 행동도 똑똑하다는 표현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영리하다. 도둑과 두뇌 대결을 펼치며 어리숙한 도둑들이 만들어 놓은 함정과 덫을 비웃 듯 통과하고 해쳐 나가며 인간만큼 (어쩌면 그 이상일 지 모르는) 명석한 자신의 두뇌를 과시한다. 단지 귀여운 아기 강아지나 충직하여 가족처럼 지내는 개가 등장하는 영화 수준을 넘어서 '달이'는 <마음이>라는 영화를 통해 우리도 동물 영화로 표현할 수 있는 다양성과 높은 수준의 작품을 보여 주며 자신의 존재 가치를 한껏 높이고 있다.

"우리를 눈물 짓게 한 마음이"

달이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마음이>1편은 눈물없이 볼 수 없는 영화였고 스토리도 짜임새 있어 꽤 잘 만들어진 영화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인간과 섞여 사는 개 수준이 아닌 부모 없는 아이들과 함께 살며 식구나 다름없던 마음이로 인해 동생이 죽자 마음이를 멀리하게 되지만 그런 주인을 원망하지 않고 부산까지 먼길을 찾아 나서 결국 서로를 이해하고 용서되며 비극적인 결말을 맞는 일련의 과정은 다소 작위적인 상황이라는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인간과 개가 조화를 이루면서 상처를 사랑으로 치유하는 과정을 무척이나 감동적이었다.

달이의 연기도 훌륭했지만 배우 유승호와 김향기가 보여 준 아이들의 연기도 인상적이었기에 100만의 관객들은 극장에서 연신 눈물을 훔치기에 바빴었다. 부모에게 받아야할 사랑을 개를 통해서 위안 삼으며 서로를 의지했던 남매와 마음이는 전형적인 최루성 드라마의 공식을 따르며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웠던 작품이다.

"어리버리 도둑과 두뇌 게임을 벌이는 마음이"

그런 마음이가 이번 속편에서는 전작과 전혀 다른 이야기로 시작한다. 물론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1편에서 마음이가 죽었으니까... 여하튼 이번 작품에선 먼저 저 세상으로 가신 아버지를 대신한 마음이와 나머지 세식구의 이야기이다. 아니, 좀 더 정확히는 마음이의 세마리 새끼 중  가장 약하고 작은 '장군'이를 훔친 어리바리 도둑과 마음이의 이야기이다. 보석 도둑인 혁필(성동일)과 두필(김정태)은 훔친 보석을 장군이 눈에다 넣고 박제를 해 팔 생각으로 훔치지만 강한 모성애를 가진 마음이로 인해 혼쭐이 난다는 스토리이며 시종 이들과 대결이 가벼운 웃음 주며 부담없이 편안하게 관람하게 한다.

이번 작품의 관전 포인트의 핵심은 빼앗긴 장군이를 어떻게 마음이가 되찾을 것인가라는 도둑과 개의 대결 구도이다. 그 대결에서 장군이는 도둑보다 늘 한발 앞서며 그들의 아픈 곳을 공략하고 몰아세운다. 도둑이 파 놓은 함정을 비웃듯 해쳐가며 오히려 그들을 그 함정에 몰아 넣는 지능적인 행동으로 장군이를 구출하려 한다. 때로는 장군이가 도둑이 아닌 뱀에게 생명이 위태롭게 되기도 하지만 그런 상황에선 오히려 도둑에게 장군이를 다시 맡기는 뛰어난 지략도 보여 준다. 이런 일련의 과정은 시종 유쾌하고 코믹한 분위기를 유지하며 이번엔 어떤 아이디어로 난관을 극복할까를 기대하게 만든다.

"개에 비중만큼도 안되는 사람들의 설정"

하지만 아무리 '마음이'가 주인공이라고 해도 전편에 비해 인간의 설정은 아쉽기만 하다. 우선 마음이를 아끼는 동욱(송중기)는 마음이를 아버지처럼 생각하며 애정을 보이지만 아버지와 동욱의 스토리가 전혀 소개없이 진행되고 마음이 때문에 학업도 문제가 될 정도로 개를 아낀다는 상황은 설득력이 부족하다. 엄마는 그런 동욱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개를 멀리 보내지만 자식을 사랑한다는 어머니의 모정은 마음이의 모정에 비해 약하기 이를대없다. 중국에서 온 형이나 동욱 삼춘이 좋아하는 여순경의 존재는 왜 등장하는 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모호하기만 하다.

이렇듯 도둑을 제외하고 등장하는 인물들은 비중도 지나치게 작아 마음이를 돋보이게 하는 조연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는 전편처럼 인간과 개가 조화로운 모습을 보이며 스토리를 이어간 전작과는 확연하게 차이를 보이는 대목으로 자칫 새로운 속편의 이야기를 만들려다보니 다소 억지스러운 설정이 아닌가라는 의구심도 느끼게 한다. 물론 도둑과 개의 대결 구도라는 면에서 보자면 그들의 비중이 낮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균형이 필요해 보인다.

"소소한 웃음의 마음이 2"

어리바리 도둑과의 대결은 <나홀로 집에>를 보는 착각이 든다. 다만 맥컬리 컬킨이 도둑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집안 곳곳을 함정으로 요새화하지만 <마음이2>에서는 도둑들이 마음이를 잡기 위해 요새화한다는 다는 점이 다르다. 그러나 그것도 살짝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며 '어디서 봤더라'라는 생각을 끊임없이 자문하게 만든다. 다소 과장스러운 연기가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그래도 성동일과 김정태의 연기는 그나마 웃음 짓게 만들어준 일등 공신이다.  달이도 1편보다 더 똑똑해진 성장한 연기(?)를 선보이며 재미를 선사하고 있고 장군이가 귀엽고 사랑스러운 것은 말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이들의 각각의 장점은 하나의 시너지를 이루지 못하며 각자 따로 움직이는 듯한 부조화의 모습을 보인다. 개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에서 달이는 훌륭한 연기를 보였고 그 점에선 이의도 없다. 그러나 동물 다큐가 아닌 영화에서라면 서로 조화를 이루며 웃음과 감동을 주는 작품이어야 한다고 본다. 마지막 장면에서 동욱과 엄마와의 화해가 가슴 깊은 감동을 주지 못하는 점은 이런 어색한 분위기가 끝까지 이어지며 보여준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적절한 예이다. 가벼운 웃음을 주긴 하지만 1편의 눈물만큼 웃음 짓지 못하는 상황은 1편만한 속편이 없다는 속설을 다시금 떠올리게 만들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