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준익 감독을 아주 좋아한다.
나는 그와 영화코드가 잘 맞기 때문이다.
왕의남자는 뭐.. 다른 모든 사람들도 다 감명깊게 봤을것이지만
흥행에 실패했던 님은 먼곳에 조차도 나는 정말 재미있고 감명깊게 보았다.
이준익.. 그는 내가 생각하기엔 스토리에만 치중하는 그런 감독이 아니다
그 시대적 배경을 샅샅이 구현하는 작품속에는 스토리 외에 항상 어떤 주제가 담겨있다.
지구를 지켜라와 같은 영화를 보고 느낀것이 있다면 내가 하는 이런 뜬구름 같은 이야기가 무엇인지
다른 사람들은 알것이다.
자 이제 서설은 그만하고 본론으로 들어가겠다.
영화는 나의 이준익감독에 대한 기대치를 충분히 다 채워주지는 못했다.
내가 너무 기대해서도 그렇고, 감독의 전작이 너무 훌륭했기에 아마 차기작이 그에 미치지 못하는가보다.
그 전작에서 에너지를 너무 쏟아부으셨나 ㅎㅎ
암튼 영화가 시작됐을때는 처음에 나는 영화에 대한 어떤 정보도 없이 영화를 보았기에
무슨 내용인지 영문을 도통 모르고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그러다가 슬슬 시작하면서 나의 마음을 잡아끄는 한 대사
" 제삿상에 서자는 술을 올리면 안된다고 누가 그래? 공자가 그래? 맹자가 그래? 내가 사서삼경 다 눈알(?) 뒤집고 찾아봐도 그런 소리(?)는 없더라" 대충 이런 대사였는데 이것이 나의 마음을 확 잡아 끌었다.
사실 나의 전공이 이쪽이라 그런것일수도 있겠지만.. 내가 논어와 맹자를 공부하고 다른 중국 학문들을 공부하면서 느낀점은 우리나라의 유교사상이 너무 왜곡되어서 받아들여졌다는 것이다. 정말 논어와 맹자에는 신분차별을 하라고 언급하지는 않는다. 도대체 이런 생각이 어디서부터 나온것일까. 이는 분명 장유유서의 왜곡일것이다.
암튼 이런 생각이 들게하면서 영화는 바로 나의 주의를 끌었다.
영화가 진행되는 내내 감성적인 대사들이 툭툭 튀어나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어주었다.
그래서 영화를 보면서 몰입하기보다는 나는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영화의 내용이 어땠는지 잘 모를 정도로 나는 생각에 푹 빠졌다.
감독이 의미하는 달과 구름은 도대체 무엇일까?
이상세계.. 그것은 현실에선 절대 이루어질수 없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도대체 감독의 의도 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고 영화의 주제 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아서
예전보다 명확한 주제와 의도가 전달되지 않아서 이 영화를 보고 조금은 아니 사실은 많이 아쉬웠다.
이번 영화는 전달력과 표현력이 부족했었던듯 싶다. 뭔가 급히 마무리된 느낌이랄까
하지만 그런 아쉬운 점을 황정민, 차승원, 백성현의 A++급의 연기가 채워주었다.
특히 황정민의 코믹연기는 정말 최고였다. 봉사로 나와 촬영하는데 계속 눈을 감고 있어야 해 힘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어색하지 않게 연기하는 황정민은 정말 배우중의 배우였다.
그러나 역시 배우중 아쉬운 사람이 있었는데 바로 한지혜였다. 한지혜가 연기를 못했다는것이 아니라
그 배역이 전혀 설득력이 있진 않았다. 굳이 여자가 나오지 않아도 될 그런 스토리였는데 억지로 껴 놓은 느낌이 들었다.
특히 아버지의 원수인 연인 한지혜를 백성현이 사랑하는건지 뭔지.. 잘 이해가 되지 않았고
왜 한지혜를 위해서 사람을 죽이고 한지혜를 버리지 못하는지 왜 계속 한지혜가 따라오게 하는지
왜 그녀가 함께 있어야 하는지 도저히 이해되지 않았다. 차라리 여자가 잠깐 나오거나 아니면 아예 나오지 않았으면
훨씬 나았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아직도 달과 구름의 의미를 생각하고 있다.
도대체 달은 무엇이고 구름은 무엇이라는 말인가? 보통 달은 임금 구름은 간신을 뜻하는데
여기서도 그런 뜻인걸까? 뭐지? 아니면 달은 진리이고 구름은 虛란 말인가?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에서 인상깊은 것은 또 하나 대동계를 조직한 사람들의 애국심이다.
그 사람들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스스로의 국가를 지키기 위해 죽음도 마다 않는것을 보면서
특히 백성들을 위해서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조선 후기 우리 사회를 그대로 보여주는. ..
그리고 동인과 서인이 싸우는 것을 코믹하게 그린 것을 보면
역시 이 사극에도 감독의 해학이 담겨있지 않나 싶다.
이 영화를 보면서 너무 느낀것이 많아서 글이 두서없이 써지긴 했으나
두서 없는 내 글 처럼 영화도 조금은 두서가 없었던 듯 싶다.
이준익감독.
다음 작품에는 좀 더 탄탄하고 전달력있는 그런 영화를 만들어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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