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적나라촌평 :
감정에 북받힌 듯 눈물을 글썽이고 있는 한 남자,
아이를 안은 채 독기를 내뿜고 있는 한 남자..
같은 상황에 놓여진 한 남자의 각기 다른 모습이다..
이 영화는 8년 전 유괴범에게 딸을 빼았겼던 한 목사가,
자신이 가지고 있었던 모든 것이 파괴된 상황에서도,,
8년만에 생사가 확인된 딸을 찾고자 분투하는 과정을 그렸다..
그리고 그 한 남자는 바로 김명민이다..
우선 쫙~ 땡기는 영화가 될 가능성은 농후해 보인다..
연기력 게이지 만땅 배우들을 먹칠 할 내러티브만 아니면,
이 영화는 정말 근래 보기 드문 완성도를 보여줄 영화일게다..
Q)<그 놈 목소리>의 정서가 덧대어진 <추격자>??
이 영화의 초반부는 2007년의 흥행작 <그 놈 목소리>의,
변주된 후일담과도 같은 형태로 흘러간다..
명망받던 목사로써 삶을 영위하던 한 남자에게 닥친 불행..
이 불행은 그 남자에게 신에 대한 믿음과 더불어,
함께 아픔을 나누어야 할 아내와의 관계까지도 파괴했다..
이렇듯 이 영화는 유괴로 인해 자신을 잃어버린 한 남자의,
파괴된 일상을 비추는 과정에 초반부를 할애했다..
이러한 초반부의 분위기는 결국 그 남자를 지배하는 정서다..
이런 삶을 살고 있던 남자가 딸을 유괴했던 범인과 마주치며,
(지극히 우연이라고 할 수 밖에 없었던 부분이었지만;;)
이 영화는 전체적인 분위기를 전혀 다르게 전환하기 시작했다..
영화를 보기 전 모든 관객들은 이미 알고 있다..
이 영화 속 주인공의 딸이 살아있고,
중반을 넘어가면서 부터는 그 딸을 찾는 과정과 더불어,,
자신의 인생을 잃어버린 한 남자의 복수가 있을 것이라는 걸..
영화는 이와 같은 관객들의 기대감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함인지,
남자와 범인을 적절히 분배하여 보여줌으로써,,
후반부를 장식할 두 사람의 마지막 혈전을 기대케 했다..
그러나 이 과정의 정서는 전반부의 그것과는 사뭇 달랐다..
사이코패스(스포인 듯 하지만;;)적인 범인의 캐릭터를 위함인지,
영화의 중반부 범인의 모습이 중심을 잡기 시작하면서,,
이 영화는 전반부의 분위기와는 다른 양상을 띄웠다..
범인과 마주친 남자의 추격 과정에서의 악전 고투와 더불어,
초반부에는 그리 강조되지 않았던 범인이 중반부를 넘어서부터는,,
<추격자> 하정우가 보여준 어떤 아슬아슬함과 오버랩되면서,,
결국은 어떤 스릴러적인 영화로 변주되는 느낌이었다랄까?
(특히, 클라이막스의 두 사람의 혈전은 정말 겹쳐 보였다;;)
만약 감독의 의도가 진정 이런 방향의 전환이었다라면,
이러한 의도는 어느 정도는 성공한 듯도 보인다..
영화의 중반부를 넘어서 후반부로 가면 갈수록,
엄기준의 등장에서부터 여성 관객들의 비명을 자아냈으니까..
전체적인 영화의 정서가 전환되면서,
왠지 모르게 이질감적인 느낌이 들기도 했었지만,,
앞에서 풀어 놓은 이야기를 마무리 짓기 위해서는,,
어쩌면 이런 전환은 불가피한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Q)역시 명민좌, 숨겨져 있던 모습을 보여준 엄기준..
이 영화를 보면서 가장 큰 기대요소이자 불안요소는,
바로 영화의 주연이었던 '명민좌' 김명민이었다..
어떤 캐릭터를 입혀도 100% 싱크로율을 보여주는 그는,
어떤 작품을 출연한다 해도 기대감을 낮추지 않는 배우다..
그러나 그가 가지고 있는 불안요소는,
배우에 대한 관객들의 기대치는 극대화할 수 있는 배우이지만,,
그 기대치에 영화 자체의 완성도가 묻혀질 수 있다는 점이었다..
이 영화 또한 그의 야누스적인 이런 모습이 반영된 영화였다..
영화에서 보여지는 김명민의 모습은 장악 그 자체다..
그가 아닌 다른 사람은 생각할 수 없으리만큼,
그는 극 중 흐름을 장악하고 있으면 강약 또한 조절할 줄 알았다..
특히나 그와 앙상블을 이룬 엄기준의 파인 플레이(?)와 빛나며,
꽤나 트렌드화 되고 있는 남성 투톱 영화에서도,,
이 영화는 꽤나 괜찮은 위치를 차지하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이런 모습에도 개인적으로는 아쉬움이 강하게 남았는데,
그것은 바로 김명민이라는 배우에 대한 연민이었다..
물론 이 영화와 같은 쎈(?) 역할에 부합되는 배우가 김명민이지만,
가끔은 얼굴과 어깨에서 힘을 뺀 모습을 보고 싶다..
(하지만, 에필로그 마지막 감정씬을 보면 것도 아닌 듯 하다;;)
꺼지기 전 강하게 빛을 내는 촛불(화광반조)처럼,
항상 강렬한 열정을 뿜어내는 김명민이라는 배우에게,,
이제는 조금은 휴식과도 같은 역할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
(국내에서는 성공치 못했던 브래드 피트식 로맨스 같은?? ;;;)
개인적으로 이 영화를 보면서 눈에 띄었던 배우는 엄기준이었다..
뮤지컬 배우인 그가 기본적으로 발성과 연기가 좋음은 알았지만,
그는 <추격자>의 하정우와 비교될 것을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만의 사이코패스적인 악역을 완벽하게 수행해내었다..
인간이 인간을 보면서 느낄 수 있는 공포는,
단순하게 잔인한 장면만이 반복되어 느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도리어 지극히 선량한 탈을 쓴 그 이면의 모습이 더 공포스럽다..
이 영화에서 엄기준이 보여준 모습이 그렇다..
조금은 잔인해보일 수도 있는 페이소스 뒤로,
은은하게 깔리는 그의 싸늘한 보이스는 정말 최고였다..
사회적으로 유능하지만 어딘가 결핍된 엘리트적인 역할만을 맡던,
그가 자신을 자가복제하지 않고 변화시켰다는 점에서,,
설령 이 영화의 성패에 상관없이 CF가 떨어진다고 해도,,
그는 배우로써 충분한 자부심을 가져도 되지 않을까 싶다..
어쩌면 생각했던 양상과는 다른 영화일지도 모르겠다..
특히나 이 영화의 배우에 대한 무게 중심은 5:5인데,
김명민쪽으로 또 쏠려있는 추세가 걱정스럽기까지 하다..
(<내 사랑 내 곁에>에서의 악몽을 벌써 잊었는가?? ;;)
장르적인 자가 복제가 아닌,
정서의 전환을 통한 이야기를 이끌어내었다는 점은,,
분명 이 영화가 가진 장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보여진 잔혹함은 단점이었다..
각기 영화를 보는 눈이 다르고, 취향이 다르니만큼,,
어떤 점이 더 강렬하게 부각되어 보여질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배우들의 연기력이 소모된 영화는 분명 아닌듯도 싶다..
Copy Right™, 매니악's 적나라촌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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