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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lyb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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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12 오전 3:29: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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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 갈 때마다 사고 싶어서 들춰보곤 했던 책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이하 히치하이커) 워낙 SF를 좋아해서 사고는 싶지만, 날 너무 사랑하는 지름신은 주로 만화책과 CD 분야에 강림하시기 때문에 늘 못 사고 그냥 돌아서곤 했었다. 그러던 지난 주말, 비디오를 빌리러 들렀다가 이 DVD를 발견하고 만 것이다! 아니, 히치하이커가 언제 영화로 만들어져서 비디오로 나온 거지! 깊이 생각할 것도 없이 대여..
그리고 깊은 밤, 이어폰 끼고 혼자 집중해서 본 결과, 뭐 이런 유쾌한 영화가 다 있어!!!!!
개성이 넘쳐도 너무 넘치는 등장인물들 속에, 주인공은 아이러니하게도 잠옷에 녹색 가운을 걸친 평범하기 그지없는 영국인 남자. (아마 주인공 의상에 이렇게 투자 안 한 영화는 에로 영화 말고 없을 거다..) 자기 집의 철거를 막기 위해 포크레인 앞에 드러누운 이 남자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은하수를 누비고 다니는 히치하이커가 된다. 그리고 영화는 이 남자와 일행들의 기상천외한 여행을 유쾌하게 다룬다. 최대한 스포일러를 막으며 줄거리를 요약하자면 이렇다.
하지만 이 영화는 줄거리가 중요한 게 아니다. 그저 보고 즐기면 그뿐. 우울증에 걸린 로봇, 노홍철같은 은하 대통령(노홍철씨, 미안해요...), 우주인같은 지구인 여자, 왜인지 평범한 수건을 목숨처럼 챙기는 흑인 친구.. 그 외에 등장하는 외계인들의 모습이나 일행들이 도착하는 행성의 모습은 정말 기발하고 신기하고 유쾌하다.
아쉬운 게 있다면 DVD의 번역이 묘하게 이상하다는 것. 영어를 거의 모르기 때문에 뭐가 이상하다고 딱 찝어낼 순 없지만 자막을 읽고 있으면 대체 이게 뭔 소리야, 싶은 부분이 많다. 그런 부분은 책을 읽고 이해할 수 밖에 없는 건가...
히치하이커는 장르도 그렇고 내용도 그렇고 상당히 취향타는 영화일 거다. 나같이 무지 재밌게 본 사람도 있을 거고, 아닌 사람도 많을 테고. 하지만 어려운 내용 다 떼고, 내가 일행들 중 한 사람이 된 기분으로 영화를 보면 정말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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