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깡패 같은 애인>은 별 볼일 없는 삼류 건달 얘기다. 그러고 보면 떠오르는 영화가 많다. 일단 <파이란>(2001)에서 조직 후배에게 무시당하면서도 입만 살아 오락실을 전전하던 강재(최민식)와 무척 닮았다. 한창때 같이 구르던 친구 용식(손병호)이 어느덧 보스로 성장한 상황도, 이제는 동네에 전단지를 붙이고 다니며 친구(박원상) 밑에서 뒤치다꺼리를 하는 처지도 비슷하다. 말하자면 모두가 꺼려하는 쓸모없는 남자다. 대신 교도소에 갔다 오면 조직의 ‘에이스’가 될 수 있을 거란 부추김에 기꺼이 누명을 뒤집어썼지만 그건 그냥 없던 얘기가 됐다. 그저 적당히 체념하고 살아야 편한 게 세상이다. 요즘 영화들 중에서는 양익준의 <똥파리>(2008)가 떠오른다. 조직 내에서는 늘 함께 다니는 어린 후배(권세인)를 진심으로 걱정해주고, 사적으로는 욕을 좀 덜하고 여자친구에게 좀더 나긋나긋하고 귀여운 ‘나이 든 똥파리’가 바로 박중훈이라고 할까. 조직에서 거의 버림받은 거나 마찬가지인 삼류건달 동철(박중훈)의 반지하 옆집으로 참하게 생긴 젊은 여자 세진(정유미)이 이사 온다. 동철이 대뜸 반말로 ‘옆방 여자’라 부르는 세진은 부푼 꿈을 안고 서울에 취업해서 올라온 지방대생이지만, 회사가 부도나면서 다시 열심히 이곳저곳 면접을 보러 다니는 중이다. 동철은 비 오는 날 면접을 보러 가야 하는 세진의 우산을 들고 나가버려 그녀를 어이없게 고생시키기도 하지만, 영양실조로 쓰러진 세진을 응급실로 옮겨다 줄 정도로 착한 사람이기도 하다. 그러면서 두 사람은 그래봐야 분식집 라면에 불과하지만 함께 식사도 하고 술잔도 기울이면서 가까운 사이가 된다. 급기야 동철은 세진이 고향집에 데려갈 가짜 남자친구 행세까지 해주게 된다. 한편, 조직은 다른 조직과 결탁한 전직경찰(정인기)의 등장으로 곤란을 겪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