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적나라촌평 :
1972년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 말론 브란도 주연의 <대부>..
이 영화를 많은 이들이 두고 명작이라 일컬었지만,
개인적으로 확인한 바 없기에 그렇구나 정도로 여겨졌었다..
심지어 제3회 충무로국제영화제에서의 <대부> 폭동의 중심에서,
그 열기를 지켜보았음에도 말이다..
<대부>의 리마스터링 디지털 복원판(꽤 길다;;)을 보러가며,
그래서 조금은 근심이 더 컸다..
모두가 명작이라 하는 작품이기에,
도리어 헐뜯고 싶은 어기심이 들면 어찌하나 해서다..
그러나 영화를 보기 시작하면서 알 수 있었다..
그 전까지 했었던 생각은 모두 다 제대로 기우였다..
Q)이 영화를 어떤 장르로만 정의할 수 있을까?
이 영화의 표면적인 장르는 아마도 갱스터 무비일 것이다..
뉴욕을 주름잡던 이탈리안계 마피아 대부 꼴리오네가가 겪게 되는,
여러 조직간의 암투와 그 간에서 피어난 가족애를 그린 작품이니,,
이 영화는 마피아가 등장하는 갱스터 무비로 봄이 맞을 것이다..
그러나 첫 시퀀스, 자신에게 청탁(?)을 하러온 장의사에게 보이는,
대부 '돈 꼴리오네'의 모습과 그 딸의 결혼식 정경은,,
이 영화가 피와 배신으로 점철된 일반 갱스터 영화는 궤가 다름을,,
아예 처음부터 보여주는 듯 했다..
물론 위와 같은 요소가 이 영화에서도 꽤 중요한 역할을 했다..
아버지대의 사업이 아들대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이러한 배신과 피의 복수는 어쩔 수 없이 동반되는 것이었으니까..
단순히 <대부>는 가족애에서 기반한 복수에 국한되지 않고,
가문적인 숙명(?)에 빠져드는 한 인물을 비춤으로써,,
갱스터 영화를 벗어난 어떤 영화로 보여지는 느낌이었다..
아버지의 사업에 가장 회의적이었던 막내 아들 마이클이,
조직의 모든 사업의 전권을 처리할 만큼 수완을 발휘할 정도로,,
극적인 성장을 하는 과정을 이 영화는 보여준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그가 겪게 되는 여러 일들은 보너스였지;;)
특히나 여동생의 남편과 불화(?)를 겪고,
그 일에 대해 묻는 아내에게 답을 내리는 마이클의 모습은,,
영화의 첫 시퀀스 결혼식장에서 보여졌던 그의 모습과 반대되는,,
거대 조직을 이끄는 대부의 모습으로 재탄생한 것 같았다..
돈 꼴리오네의 카리스마를 보여주는 첫 번째 시퀀스와,
마이클 꼴리오네가 아버지를 넘어선 카리스마를 보여주는,,
마지막 시퀀스가 교묘히 대구를 이룬 구조였다고 해야할까?
그래서인지 이 영화는 어떤 장르로만 규정시키기 힘들었다..
그냥 영화 속에서 보여지는 돈 꼴리오네와 마이클 꼴리오네의,
조직의 대부를 넘어선 어떤 아우라를 보여주는 과정에 빠져,,
그냥 그들의 모습에 경탄을 금할 수 없었을 뿐이었으니까..
Q)명작은 시간이 흘러도 그 광채를 잃지 않는다..
<대부>에 관한 많은 이야기를 들어봤지만,
영화를 보기 전에는 그 어떤 긍정적인 마음이 없었다..
영화의 러닝타임은 <타이타닉>을 넘어서는 172분이고,
장르 편식증이 없음에도 갱스터 무비는 그닥이었으니까..
그러나 호기심에서 시작한 <대부> 관람은,
왜 이 영화가 명작의 반열에서 빛을 내는지 일깨워주었다..
마피아 대부로써의 카리스마가 빛난 말론 브란도의 중후한 모습..
조금은 앳된 모습이 낯설기는 하지만,
아버지를 넘어선 대부로써의 모습을 갖춰가는 알 파치노의 변신..
지금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로버트 듀발도 여기에 추가하면,
이 영화는 연기파 배우로 일컬어지는 배우들의 젊은 모습에 더해,,
그들의 연기에 빠져들게 만들어주는 작품이었으니까..
그들의 연기와 영화가 보여주는 서스펜스(?)에 빠지다보니,
이 영화의 172분에 달하는 러닝 타임도 길지 않았고,,
특히나 마이클이 아버지의 복수를 감행하기까지 시퀀스와,
마지막 동생 코니의 아들의 세례식에서 하는 맹세에 반하는,
행동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그를 비추는 클라이막스 시퀀스는,,
보는 내내 땀을 쥐게 할 정도의 긴장감을 안겨주었다..
그래서 약간은 엇박을 내는 듯하게도 느껴졌던 전개도,
(개인적으로 약간 걸리적 거리는 부분도 있었습니다만;;)
전혀 영화를 보는데 걸림돌로 작용하지 않았다..
영화를 시종일관 장악하는 배우가 있는 영화는 아니지만,
연기 정말 잘하는 배우들의 아우라는,,
스크린 속 등장 여부에 상관없이 영화를 장악하는 듯 했다..
여기에 흑백 조명의 대비를 통해 대부의 고뇌를 표현한 듯한,
코폴라 감독의 연출력도 최고였음을 인정해야 할 것 같다..
역시 모든 이들이 인정하는 명작의 아우라는 달랐다..
그리고 그 광채는 30여년의 시간을 지나서도,
그 빛을 잃지 않고 더 강한 아우라를 풍기는 것 같았다..
디지털 리마스터링된 버전이어서 그런지,
사운드나 스크린에 구현된 화면 모두가 정말 좋았다..
영화도 좋았는데,
우연찮게 극장에는 멋진 감독님들과 배우까지 보게 되어서,,
(박찬욱·이명세 감독님, 박해일씨.. 다들 멋지시더군요..;;)
생각치 않았던 선택이었지만, 큰 선물이 된 영화 같았다..
이런 게 잘 만들어진 영화고, 만들어져야 할 영화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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