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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녀근성은 누가 만들어내는가? 하녀
kaminari2002 2010-05-15 오전 4:03:20 1417   [0]

도대체 '하녀근성'은 어디서부터 나오는걸까?라는 궁금증엔 역시 '돈'이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영화시작부터 삐까번쩍하게 등장하는 주인공보다 더 주인공같은 배경의 집들과 많은 예술품들.

임상수 감독도 이 세트와 호화예술품을 전시하기위해 꽤나 공을 들였다고 하는데,

그것이 오히려 해외언론에선 '이런 배경에 신경쓸 틈에 스토리나 더 신경쓰라'는 평도 나왔다.

그런데, 본인은 이러한 부분이 오히려 관객들의 호기심과 도대체 부자들은 어떻게 살길래라는 관음증적인

시선을 잡아두고, 또한 해라와 훈 등의 포장된 모습과 심리를 들어내기에 더 적합한 소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도대체 '은이(하녀)'라는 캐릭터를 종잡을 수 없었다.

너무나 청아하고 20대같은 초반 모습에선 '전도연'의 초기배우모습때가 떠오르기도 했고,

전도연의 지금까지의 캐릭터가 떠오르는가 싶었는데,

중후반부터는 정말 '이 여자 모르는구나?'라는 백치미 캐릭터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훈을 받아들이고, 자기의 임신사실을 자신을 제외한 사람들이 모두 알고있자 "병원에서 알려줬어요?"라고

하자 그제서야 은이, 백지 혹은 정말 스폰지같은 여자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좋으면 좋다, 싫으면 싫다, 미안하면 미안하다, 죄송하면 죄송하다라고 말하는 여자.

그런데, 그런 착한 여자를 세상사람들은 모두 불친절하게 대한다. 아더메치한 세상.

그런데 또한, 그런 착한 여자가 화나면 더 무섭다. 그런 그녀가 보여주는 <하녀>의 마지막 결말은?

그렇게 파격적이고 쇼킹하지않았지만, 나름 괜찮았다고 본다.

 

 

1960년작 김기영 감독님의 <하녀>에서는 하녀가 그집의 아들을 쥐약을 타서 죽이고,

동식(=훈)의 아내를 하녀부리듯이 하고, 결국 동식은 이러한 사실이 발각될까봐 하녀와 함께 쥐약을 먹고 자살한다. 어디에서나 말했듯이 60년작 <하녀>와 2010 <하녀>는 다르다. 모티브만 가져와서 다르게 펼쳐냈다.

원작에서는 그 사실이 발각될까봐 동반자살을 했을 정도로, 우리나라의 그 시대 실정을 다뤘다.

2010작은 하녀가 죽든말든 그들은 그들대로 그렇게 산다. 아이는 조금 다르겠지만, 세상은 그렇게 흘러간다.

있는 놈은 있는 놈대로 사는 것이고, 하녀만 불쌍할 뿐이다. 그래서, 더 섬찟하게 다가온다.

 

하녀근성은 누가 만들어내는가?

태어날 때부터 있는 집 자식인 '훈', 그리고 그를 만나서 재력을 갖게된 '해라', 딸을 통한 상승욕의 '장모',

뼛속까지 하녀근성의 늙은 하녀 '병식'. 그들은 아랫것들을 다루고 조종하기에 정신없다.

'훈'은 그 정상에 서있다. 해라, 장모, 은이, 병식까지 모든 여자들을 주무를 수 있는 재력과 능력 정점에 있다.

그가 문제를 만들어내지만, 정작 처리와 암투는 여자들끼리 한다.

피아노치며 우아하고 젠체있는척 다하지만, 후반부보면 찌질하기 짝이 없는 옹졸한 모습들을 보여준다.

'장모'는 문제를 더 만들어내는 편이고, '해라'는 오히려 그에 비하면 어려서인지 똑똑하고 친절한 편이다.

오히려 늙은 하녀' 병식'의 캐릭터가 매우 흥미롭다. 그녀는 뼛속까지 하녀근성이지만,

'은이'를 보면서 이런 애도 있구나하면서 조금씩 변해간다. 사실 그들집안과 살면서 그녀도 그렇게 된것이다.

그러는 사이에, 자기도 하녀면서 은이에겐 그들집안사람들처럼 대하며, 사람들이 없을때 와인도 마시고 그들처럼 젠체한다. 그래도, 뼛속까지 하녀였던 그녀가 변해가는 과정과 모습은 매우 흥미로운 케이스다.

마지막, 그녀가 불타죽을 때도 표정변화하나없이 돌아나서는 그녀의 모습은 인상적이다.

윤여정씨가 연기했기 때문에 더욱 더 마음에 든 캐릭터였다.

 

 

이번 영화의 결말은 '은이'를 더욱 비참하게 그냥그런 하녀들중의 한명이었던 그녀로 만들어버리기에 더욱 조롱적이다. 그녀와 병식이 나가도, 새로운 하녀들은 변함없이 들어오고 그들집 사람들에게는 은이와 병식도 그렇게 치부해버리면 그만이다. 그렇기에, 하녀근성은 그 누구도 아닌 그들자신들이 만들어주고 입혀주는 그런 근성이라고 생각된다. 늙은하녀 병식도 그것을 '은이'가 와서야 깨닫게됐지만, 그녀는 뒤늦지않은 올바른 선택을 하였다. 하지만, '은이'는 그 상처가 너무 커서 죽을때까지 자기를 못 잊게해주는 극단의 행동을 선택한다.

그녀는 유아교육과를 나왔고, 전세를 내논 자기아파트도 있다. 그런 그녀에게 그 집안은 너무 가혹한 곳이었던가? 오히려, 영화초반의 친한친구하고 일했던 그 가게가 그녀에게 더 안락한 공간이었을지도 모른다.

 

영화의 노출은 있다. 대사도 좀 강하다. 하지만 관객들의 기대만큼 야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부분에서 실망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단 몇명의 캐릭터만으로도 이토록 흥미롭게 인간구도와

심리를 그려낸 이 작품이 매우 재밌었다. 솔직히 2시간이 전혀 지루하지않았다.

이 영화의 평은 극과 극이 많다. 조금 의외긴 하지만, 임상수 영화는 항상 너무 그의 식이 강하고 불쾌하고 거북해서 그랬던 적이 많다. 김기영 감독의 두번째 <화녀>에서 주인공으로 등장했던 윤여정씨는 40년만에 이 작품으로 나왔다. 얼마나 그 감회가 남달랐을까? 여주인공에서 그대로 늙어서 늙은 하녀가 됐다는 묘함.. 참 여러모로 흥미로운 영화다. 봐도봐도 흥미로운 인간탐구가 가능한 영화일 것 같다.


(총 3명 참여)
pjk0315
보고갑니다   
2010-05-29 18:31
ekduds92
기대되는 작품이다.   
2010-05-25 22:48
gonom1
잘 봤어요   
2010-05-23 13:19
yhm1007
보고싶어요   
2010-05-22 10:11
man4497
감사   
2010-05-21 12:27
qhrtnddk93
누굴가요   
2010-05-16 18:27
wjswoghd
참조해요   
2010-05-15 20:13
k87kmkyr
글세여   
2010-05-15 11:09
hooper
감사   
2010-05-15 10:49
1


하녀(2010, Housemaid)
제작사 : (주)미로비젼 / 배급사 : 싸이더스FNH
공식홈페이지 : http://www.housemai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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