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적나라촌평 :
왠지 소설적인 느낌의 제목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 영화는 실화에 기반한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라고 한다..
콜린 퍼스를 위시로 하여,
지극히 영국스러운 배경에 영국 배우들만이 등장하는 이 영화는,
같은 영어권 국가의 영화이기는 하지만,,
헐리웃 영화의 그것과는 조금 다른 그런 맛을 내는 것 같았다..
흔하디 흔한 부자지간을 다루고 있는 영화였지만 말이다..
Q)부정(不正)하다 해도 부정(否定)할 수 없는 부정(父情)..
이 영화는 최근 유행하는 트렌드인 모녀지간과는 다른,
부자지간의 관계에 촛점을 맞추고 있는 영화다..
이 영화 속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는 조금 미묘하다..
아버지에 대한 애정이 기반이 되어있지만,
그보다는 어찌보면 애증이 더 가까운 사이랄까?
이 영화는 감동을 주기 위한 장치로,
아버지와 어긋나는 아들의 이야기에 촛점을 맞추지 않는다..
도리어 신기할 정도로, 아버지의 병환을 일찍 공개하고,,
아버지가 임종하기 직전까지 아버지 곁을 지키던,,
아들이 회상해내는 아버지와의 지난날들을 오버랩해주는 영화다..
아들의 기억 속에 아버지는 정말 멋진 아버지는 아니었다..
의시라는 직함에서 우러나는 사회적 우월감 속에서,
'속임수 없이는 살 수도 없다'라는 신념을 가진 아버지는,,
아들의 눈에는 조금은 부정한 모습들을 보이곤 한다..
그래서 아들은 나이가 들어 자신이 아버지가 된 후에도,
그런 아버지의 모습을 이해할 수 없었다..
도리어 아버지의 모습을 더욱 더 부정하려 했을 뿐이니까..
그러나 실제로 아버지가 생을 달리한 후,
아들은 자신이 평생동안 궁금해 해왔던 질문의 답을 듣고는,,
이내 아버지에 대한 자신의 진심을 깨달았다..
결국 이 영화는 아버지의 부정적인 모습으로 인해,
아버지의 존재를 부정하던 아들이,,
아버지의 죽음 후 아버지의 부정을 깨닫게 되는 과정의 이야기다..
어찌보면 지극히 작위적일 수 있는 이야기의 전개이지만,
이 영화는 콜린 퍼스를 위시로 배우들의 발군의 연기력을 보이며,,
그런 상투적인 이야기의 흐름을 잘 이끌어 나갔다..
과거 회상과 현재를 교묘히 오버랩해 에피소드를 이끌어나간,
감독의 능력도 물론 뛰어났다고 생각이 들긴 했지만 말이다..
이미 초반에 가장 중요한 사실(아버지의 죽음)이 나왔기 때문에,
이 영화는 후반부의 감동을 위해 많은 장치를 하지 않았다..
도리어 부정적일 수 밖에 없었던 아들의 이야기를 배치함으로써,
역발상적인 감동을 주려고 했던 것 같다..
아버지의 사랑을 뒤늦게야 다른 방향에서 깨닫게 된,
영화 속 아들의 모습처럼 말이다..
이렇듯 부모의 자식에 대한 사랑은,
자식이 생각한 범위를 훌쩍 넘어선 그 어딘가에 있는 경우가 많다..
Q)모녀지간과는 조금 그 맛이 다른 부자지간..
위에서도 말했듯이 최근 모녀지간을 다룬 영화가 많았다..
그러나 이 영화는 제목에서도 보여지듯 부자지간을 다룬 영화다..
우리 시대 아버지들은,
아마 자신의 아버지들에게 가지고 있던 불만의 모습 자체다..
가정을 이끌어가는 가장의 역할에 매몰된 경우가 많아,
도리어 자신이 거두어야 할 가족들에게 외면되는 경우가 많다..
(요즘 영화 속 아버지들은 이런 모습들을 많이 보여준다;;)
실제적으로 자식(특히 아들;;)이 성장하는데 있어서,
어머니의 역할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아버지의 역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 아들이 커서 아버지가 된다면,
자신의 아버지와 같으면서도 다른 길을 가야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였을까?
영화 속 아버지는 아들과 하는 시간을 최대한 많이 보내며,
자신이 알고 있었던 여러 가지를 아들에게 알려주고 싶어했다..
아들과 둘만이 떠난 캠핑이라던지,
아무도 없는 해변에서 가르켜주는 운전 교습이라던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겠지만 할 수 없는..
그런 어떤 뭉클함이 있는 것을 말이다..
모녀지간의 애틋함이나 부자지간의 아련함은,
결국 자신과 비슷한 길을 가야하는 자식을 향한,,
부모들의 사랑이 담긴 그 어떤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나이는 우는 것이 아니라는 아버지의 어린 시절 가르침에,
결국 아버지를 떠나보내고 혼자 남겨져 울던 아들을 보면서,,
자신이 부정하면서도 어느 순간 아버지와 닮아가는,,
그래서 조금은 자신의 모습에 진저리칠지도 모르는,,
세상 모든 아들과 아버지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하고 싶어졌다..
(물론, 결심은 해도 쉽진 않겠지만 말이다;;)
이 영화, 생각보다는 꽤 많이 괜찮았다..
갑작스럽게 들리던 영국 악센트의 영어 발음도 물론이거니와,
상투적 이야기를 무겁지 않게 빠른 느낌으로 갔다는 것도 좋았다..
비록 영화의 스케일 자체가,
현재의 거대한 블록버스터 홍수 속에서는 휩쓸릴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이런 영화를 이런 시점에 볼 수 있다는 것도 행운 같았다..
<애자>나 <친정엄마>의 부자지간 버전일 이 영화는,
설령 선택했다 하더라도 나쁜 선택은 안될 듯 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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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www.cyworld.com/csc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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