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간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물론 가족간의 이야기였다. 하지만, 전쟁의 상처를 더 크나크게 다룬 영화였다.
영화의 중반부 이후부터는 최근작 '허트 로커'를 생각나게 했다.
'전쟁은 마약', '돌아갈 곳은 전장 뿐'.
파병 후 살아돌아온 장남 샘과 그의 아내, 형이 죽은 사이 형 가족을 돌봐 준 토미.
이들의 관계를 다루면서 미묘한 가족관계를 다룬 짐 쉐리단의 3부작 가족작 중에
하나임을 기대하고 이런 부분을 더 기대했는데, 정작 다가온 느낌은 '전쟁 후 상처'에
관한 느낌이 더 컸다.
'허트 로커'에서도 그랬지만, 전장을 다녀온 후 군인들의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에
대한 책임은 그 누구도 지지않는다. 영화를 보면서도 이 부분이 너무 의아했다.
장남 샘은 동료를 죽이고 살아돌아온 끔찍한 사건과 기억이 있음에도,
아무렇지도 않은듯 바로 가정의 품으로 돌아온다.
물론, 그 사건을 나라에도 비밀로 하여 치료조차 받지 않았겠지만,
죽음의 전장을 갔다온 이를 단순히 일 끝나고 귀가하는 것처럼 다루는 국가적 미배려에
조금 열이 났다. 정신적 상처에 대한 부분은 보이지않는다고 전혀 고려하지 않는 것일까?
<브라더스>는 파병 전 다정하고 부드러운 모습을 보여준 샘의 모습과
파병 후 죽음의 고통을 겪고 온 샘의 말라가는 외형과 날카로워지는 모습을 대비시켜
그 서늘한 고통의 모습을 아주 천천히 보여준다. 여기에는 연기파 토비 맥과이어의 연기가
자리잡고 있다. 그의 서늘한 눈빛과 서서히 미쳐가는 모습은 아주 오싹할 정도다.
여기에, 영화는 좀 더 가족적인 부분을 더하여 장남으로써 살아가야만 했던 샘,
완벽하기만 하게 보였던 형의 그늘에 져서 살았던 동생 토미, 이 <브라더스>의
내적 상처도 드러내면서 좀 더 복잡하게 비춰진다.
장남으로써 그렇게 완벽하게 다져놓은 자리를 떠나자마자 동생이 차지한 것에
대해 무척 화나고 가족에게 실망해서 그랬을지도 모른다. 장남의 실망감이다.
동생은 사고뭉치로만 취급받고 형이 죽었다고하자 자신의 설자리가 생기고,
조금씩 가족내에서 인정받는 것에 대해 무언가를 느꼈을지도 모른다.
영화는 말한다. 전쟁도, 그에 대한 상처도 너무 아프고 죽을만큼 괴롭다.
하지만, 그것을 치료해주고 받아줄 사람도 역시 <가족>이다.
<브라더스>는 전쟁의 상처를 크게 다루면서, 그것의 파급력이 일상과 가족에게
얼마나 무섭게 퍼지는지, 그리고 그것의 치료제 역시 가까운 가족에 있음을 알려준 영화다.
짐 쉐리단의 가족3부작에 부합하면서 전쟁의 폐해를 고발한 똑똑한 감성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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