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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의 벽을 넘어 회복으로 가는 길 브라더스
sh0528p 2010-04-30 오전 2:28:09 786   [0]

아내와 아이들을 사랑하는 가정적인 남편 샘이 파병을 앞둔 며칠 전 교도서에서 동생 토미가 출감합니다. 반듯한 삶을 살았던 형에 비해 사고뭉치로 가족의 걱정거리인 동생의 출소는 불안한 분위기를 만들지만 형제는 서로를 아끼고 이해합니다. 파병 후 정찰 업무 수행하던 샘은 불의에 공격을 받아 적의 포로가 되지만 이를 알리없는 가족은 사망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큰 충격에 빠집니다. 힘든 상황을 겪는 가족을 위해 골칫고리였던 토미는 많은 노력을 통해서 가족은 잃어버린 웃음을 조금씩 찾아가며 상처는 아물어 가는 듯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샘이 살아서 가족에 돌아오자 행복해야 할 그들 사이엔 알 수 없는 벽이 생김을 느끼게 됩니다.

 

 

전쟁의 상처를 가족의 사랑으로 치유하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그려 낸 짐 쉐리단 감독의 <브라더스>는 2004년 수잔 비에르 감독의 2004년 <Brodre>를 리메이크한 작품입니다. 덴마크 영화인 원작은 상처받은 가족이 겪는 고통과 치유를 여성 특유의 감성적인 연출로 그려내 관객들과 비평가에 호평을 받은 것처럼, 리메이크 작품인 <브라더스>도 원작의 핵심을 그대로 유지한 채 <나의 왼발>에선 장애 자식을 둔 어머니의 사랑을, <아버지의 이름으로>에선 폭탄테러범으로 오해받은 자식을 위한 아버지의 사랑을 보여주었던 감독은 이번 작품에선 형제의 사랑을 보여줌으로써 가족의 3부작을 완성합니다. 이를 위해서 최근 주목받는 3명의 배우가 열연을 보여주었고 특히 토비 맥과이어는 샘을 연기하기 위해 체중 감량의 열의까지 보여주었습니다.

 

"한사람은 돌아오고 한사람은 떠나고"

 

<브라더스>는 단어 의미대로 형과 동생의 이야기입니다. 가정적이고 자상한 착한 성품의 형 샘(토비 맥과이어)과 달리 교도소를 들락거리는 동생 토미(제이크 질렌할)는 완전히 대비되는 인물로, 형인 샘이 파병 해 비워진 자리를 출소한 동생이 채우는 상황으로 이들의 이야기는 시작합니다. 환영받지 못하는 동생의 모습은 편애하는 가족에서 볼 수 있는 형제의 전형적인 모습으로 겉으로 드러난 행동과는 달리 내면의 모습에는 따듯한 감성과 성품을 갖고 있는 비운의 인물이지요. 형의 존재로 인해 그런 모습을 보여 줄 수 없었지만 형의 빈자리로 가족 모두가 슬픔에 힘들어하자 동생은 비로소 자신의 본래의 모습을 보여 주며 가족을 조금씩 행복으로 이끌어 내는 주역이 되며 형의 빈자리를 채워 줍니다. 

 

 

 

"안죽이면 네가 죽어"


샘은 헬기 정찰 도중 RPG 로켓포로 격추당하지만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아 동료와 함께 포로가 됩니다. 수개월 구덩이에 갖혀 지내고 고문과 협박에 시달리며 점차 본래의 착한 성품을 잃어가지요. 굳은 신념으로 버티고 참아낸 샘도 결국 협박에 굴복하여 스스로 용서할 수 없는 행동을 하고야 맙니다. 이런 극한의 상황은 토미가 샘의 빈자리를 채우며 조금씩 행복을 찾아가는 장면과 엇갈려 보여지며 참담하고 안타까운 슬픔을 더욱 배가시키고 있습니다. 살기위해 마음속에 자리잡았던 하나의 버팀목이었던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가족을 볼 수 없게 될지 모른다는 협박에 결국 무너지는 샘. 그만큼 샘에게는 '가족'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삶의 의미 그 자체로 이후 벌어지는 사건에 중요한 계기가 됩니다.

 

 "같이 잤어?"


샘은 돌아왔지만 뭔가 모르게 이전과 달랐습니다. 동생이 형수를 위해 친구들과 개조해 새로워진 부엌처럼 자신의 빈자리는 동생에 의해 채워져 보이자 샘은 더욱 혼란스러워집니다. 극한의 상황에서도 삶을 이어갈 수 있게 한 하나의 희망이었던 가족은 자신이 끼어들 자리가 없어진 것처럼 느껴지고, 가족에게 돌아오기 위해 했던 행동은 차마 말할 수 없습니다. 그런 샘을 이해하지 못하며 혼란스뤄하는 아내의 모습은 샘의 사랑을 의미하는 '편지'를 읽어보지 못하기에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며 악순환을 반복합니다. 결국 샘은 동생과 아내의 사이를 의심하기에 이르고 모든 것을 잃었다고 생각한 샘과 동생 그리고 아내의 상황은 파국으로 치닫습니다.

 

 

"우린 가족이잖아"


<브라더스>는 상처받은 가족을 사랑의 힘으로 회복하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그려낸 드라마이지만 감동을 위해 짜여진 연출을 자제한 자연스러움이 돋보입니다. 동생과 형수의 불륜이라는 자극적인 상황이나 전쟁 포로가 당하는 학대나 고문을 부각시키지 않고 '여백의 미'처럼 상상하고 공감을 갖도록 공간을 주어 형제의 이야기에 집중하게 합니다. 믿고 사랑했던 동생에게 자신의 모든 것이었던 '가족'을 빼았겼다는 상실이 만든 혼란을 이겨내지 못해 괴로워하는 형의 모습이나 그런 형을 위해 기꺼이 목숨을 거는 동생의 모습, 그리고 차마 열어보지 못했던 편지를 읽어 본 뒤 뒤늦게 이해하게 된 아내의 모습은 정반대의 삶을 살았던 형제였지만 서로의 아픔을 이해하고 상처를 감싸주며 새로운 삶의 희망으로 인도하는 '가족이 만들어 낸 사랑의 힘'인 것입니다. 거장이 지휘하는 완벽한 오케스트라가 전하는 감동의 연주는 그렇게 마지막까지 아름다운 선율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총 0명 참여)
kimshbb
부드러운..   
2010-05-10 11:53
1


브라더스(2009, Broth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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