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사별한 아버지, 그는 크리스마스에 자녀들을 모으려고 하지만 다 성장한 자녀들은 이런저런 일을 이유로 모이지 못한다고 한다. 그리하여, 아버지는 직접 미국 여러군데에 살고있는 자녀들을 만나기위해 긴 여행을 시작한다. 깜짝 방문으로 자녀들을 한 명씩 만나지만, 그들의 생활에서 어딘가 부자연스러운 모습을 감지하는 아버지..그리고, 그 뒤에 감춰져있던 자녀들의 실제모습과 속마음을 알게되면서, 이 가족은 하나로 더욱 뭉치게 된다...
2009년작 <에브리바디스 파인>은 아주 잔잔한 아버지의 로드무비 & '가족'이라는 참의미를 새삼 깨닫게해주는 사려깊은 영화이다. 로버트 드니로, 케이트 베킨세일, 샘 록웰, 드류 배리모어 등 유명한 배우들이 이 영화에 뭉친 이유가 나름 있었다.
아버지는 우리의 아버지의 모습이었다. 열심히 일해서 아이들을 먹여살리고 아내를 일찍 여의지만,
정작 아이들과는 가깝지 못했던 아버지. 아이들은 아버지에게 완벽한 모습, 성공한 모습만을 보여야한다는 생각에아버지와는 늘 가깝게 지내지 못하는 관계가 대다수다. 아이들에게 아버지는 너무나 멀고 무서운 존재이다.
아버지는 돈을 벌고, 그 돈을 벌어 가족을 부양하지만, 정작 아이들은 어머니와 많은 시간을 보냈다.
영화는 아버지가 긴 여행을 통해 자녀들에 대해 제대로 알아가고 이해하게 되는 모습을 통해,
부모와 자녀들의 마음을 모두 이해할 수 있게 한다. 두려워하고, 존경심을 가져야하며, 성공한 모습만을 보여줘야한다는 생각에 그 자리를 꺼렸던 자녀들이지만, 아버지가 먼저 이해하고 받아들이자, 결국 자녀들도 마음을 열고 편한 모습으로 함께 하게된다.
아버지란 존재는, 어느 나라나 어려운 존재인 것만큼은 비슷한 듯 하다.
엄함과 잘 되라는 꾸짖음, 그것이 아버지의 '역할'임을 알고있음에도,
반대로 상냥하고 이해할 수 있게 하는 어머니에게 더 편하게 많은 얘기를 하고,
더 먼저 손을 내밀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듯 하다.
요즘은 사회가 변하면서, 친근하고 친구같은 아버지, 가정일을 분담하는 아버지 등 이전의 조금은 권위적인 인상에서 벗어나 자녀들에게도 친근하고 가까운 존재로 '아버지'라는 명함도 바뀌어가고 있다.
영화 속의 4남매 중에서 '데이빗'이라는 화가가 있었는데, 아버지는 그를 결국 만나지 못한다.
어릴 적부터 가장 문제가 심했고, 아버지의 꾸짖음이 가장 많았던 그...
하지만, 아버지를 가장 의지하고, 가장 잘 이해했던 것은 데이빗이었다는
마지막 장면에선 왠지 같이 눈물이 핑 돌았다.
영화는 매우 잔잔하다. 아버지의 긴 여행에 적합한 음악들이 흘러나오면서, 우리도 그 여행에 같이 동참하게 된다. 이 영화는 자녀들이 보아도, 부모님들이 보아도 매우 좋은 영화이다.
부모님들은 무조건 잘 되고 성공한 모습만을 꿈꾸는 생각에서 한 발 벗어나 '아이들이 행복할 수만 있다면'을 생각하게 한다는 점에서, 또한 자녀들은 부모님의 마음을 좀 더 이해하고 앞으로 더 잘해 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게한다는 점에서 추천하고 싶다.
'가족, HOME'이란 존재는 매우 특별하다.
같이 지내온 길, 죽을 때까지도 하나의 뿌리로써 돌아가야할 길, 그만큼 든든한 존재..
그것들을 매우 사려깊고 감성적으로 잘 그려낸 영화가 바로 '에브리바디스 파인 Everybody's Fine'이다.
"모두 잘 지냅니다." 그 한 마디가 나온다면, 여러분은 현재 행복한 삶을 살고 계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