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로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결혼 전 핑크 빛 세상일 것 같지만 주위에 결혼한 분들의 말을 들어보면 굳이 결혼을 해야하는가를 고민하게 합니다. 해도 후회 안해도 후회하는 것이 결혼이라면 하고 후회하는 것이 좋다는 결론에 이르면서 지금까지의 삶과는 다른 하나가 아닌 둘인 삶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얼마의 시간이 지난 뒤 결국 모든 부부에게 찾아 오는 시련의 시간은 어김없이 찾아 옵니다. 상대방의 단점이 보이고 참고 지내왔던 울분이 말로 쏟아져 나오기 시작합니다. 혼자만 희생하며 살아온 듯 참고 지낸 시간들이 후회와 상대방에 대한 원망이 커져만 가고 가뜩이나 대화가 안되는 남녀사이에 대화는 결국 날카로운 비수가 되어 상대방의 몸에 꼽힌 채 빠지지 않고 큰 고통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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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는 봤니? 모건 부부>의 부부도 이런 상황으로 시작합니다. 서로를 믿었던 시간을 한순간에 무너뜨리는 남자의 '외도'로 인해 서로는 여자는 별거라는 시간으로 앞날의 결혼을 고민합니다. 결혼 생활에 있어 가장 중요한 '신뢰'가 사라졌기에 남편을 믿을 수 없고 그를 믿고 살아 갈 자신이 없어진 것이죠. 지금 우리 주변에도 많은 부부들이 이런 유사한 상황으로 앞날을 고민하며 깊은 밤을 지새웁니다. 그런 부부들에게 영화는 '모건 부부'라는 사례를 통해 새로운 해법을 제시하려 합니다.
모건 부부에게는 예전에 간직했던 사랑을 새삼 깨우치고 서로의 진심에 대해 알아갈 시간이 필요했기에 증인 보호 프로그램이라는 설정으로 바쁜 뉴욕을 떠나 그들만의 공간인 깡촌 '레이'의 새로운 생활이 시작됩니다. 핸드폰, 유선 전화, 인터넷 등 지금까지 서로에게 관심을 갖기 보다는 이런 문명의 이기에 얽매여 자신만을 바라보던 삶에서 남는 것이 시간이고 달리 할 것도 없는 공간에서의 삶은 서로에게 눈을 돌려 서로의 입장을 생각하게 해 줍니다. 그리고 다른 인생 선배 부부로부터 새로운 깨우침도 얻게 되지요. 그러면서 진심으로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다시 생각해 보게 되고 흘려 듣고 담아 두지 않았던 목소리에 담긴 진심을 깨닫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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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이레이져>처럼 증인 프로그램이 주된 이야기로 알았지만 실제 <들어 봤니?...>는 서로의 상처를 감싸주고 새로운 길을 다시 함께 뛰어가는 부부들이 이야기가 더 비중이 큰 영화였습니다. 액션이 줄어든만큼 휴 그랜트와 사라 제시카 파커의 코믹 연기는 진지한 부부 클리닉의 조언을 시종 유머러스하게 들을 수 있도록 연기로 가득 채웠습니다. 특히 휴 그랜트 특유의 느릿한 대사와 어눌한 제스쳐(특히 장작 패기)로 늘 당하는 역할이 주는 웃음은 이 영화의 핵심이라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거기에 휴 그랜트에게는 충격적인 후반부 이야기도 숨겨져 있네요.
우리는 밤 하늘의 별을 기억하지만 막상 별을 제대로 보지 않고 바쁘게 살아갑니다. 무수히 많은 이유와 변명을 대며 찬란한 별들의 아름다움을 기억속에서만 간직합니다. 사랑도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서로의 처음 느낌을 가슴 속에 담아 두기만 하고 어느 순간 서서히 잊고 지내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처음 상대방에게 보았던 무수히 밝은 별처럼 느껴진 사랑의 감정을 다시 보려하고 찾으려 하면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잊고 보지 않았을 뿐 아름답고 수 많은 별은 언제나 그 자리에서 빛나며 당신의 시선이 돌아와 주기를 기다리고 있었으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