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데이비드핀처'와'조디포스터'에 혹하여 시사회장을 찾은 나였다. 비주얼한걸로 유명한 감독답게 역시 영화는 캐스트등이 올라가는 시작부터 내눈을 즐겁게 해줬다. 거기다가 영화 초반부에 앞으로 다가올 위험을 예고하듯 카메라가 벽을 뚫고, 환기통을 통과하고, 집안 구석구석을 훑는 장면은 정말이지 카메라감독 만세다.
내용면으로 보자면 '패닉룸'이란 '절대 안전지대' 때문에 절대 안전하지 못한 상황이 연출되는 그런 영화였는데 감독의 의도는 어땠는지 모르지만, 내가 보기엔 집 전체가 '패닉룸'처럼 철저하게 폐쇄된 상태여서 잘못하면 갑갑함을 느끼게 할 수도 있겠다 싶지만 반대로 영화에 몰입하게 되면 보는이도 이 집밖으로 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어서 상당한 재미를 느끼게 한다. 덕분에 영화 끝부분에 나오는 모녀지간에 공원에 한가롭게 이야기 나누는 씬이 시원해 보일정도였으니까. 내가 바란 만큼은 아니지만 (워낙에 '파이트클럽'을 재미있게 본지라) 폐쇄된 공간에서 엄마가 딸을 위하여 악의 무리(?)와 싸우는 모습은 뻔하긴 하지만 그래도 빠른 전개와 연출등으로 닫힌 공간으로 인해 자칫하면 지루할 수 있는 스토리를 긴장감 있게 보여준 건 그래도 감독의 역량이 아닐까 싶다.
또 기대했던 조디포스터의 자신감을 상실한 이혼녀 그러나 딸을 위해서라면 여전사가 되는 연기도 좋았고, 초반부엔 남자앤지 여자앤지 구별도 안갔으나 이뻤던 딸역을 연기했던 아역배우(얘도 아무래도 대성할 거 같아여)의 연기도 좋았고, 양심있는 도둑넘으로 나왔던 포레스트 휘태커의 연기도 좋았고..
모 내가 바랬던 '데이비드 핀처'의 영화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스릴있고 재미있게 본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