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애>는 이들의 사랑을 아슬아슬한 로맨스로 바라보지 않는다. 대신 사랑이 운명을 결정하고 그 운명은 인간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존재라고 말한다. 당신이 사랑했던 사람은 누구인가요? 내 연인과 똑같은 모습을 한 사람과도 사랑할 수 있을까? 극중에서 연이(윤진서 분)가 사랑한 사람이 누구였는지 모호하게 처리한 결말이 진한 여운으로 다가온다. 인물들의 감정을 숨기지 않고 디테일을 살렸다는 점도 이 영화가 지닌 미덕이다.사랑이 지나치면 탐욕이 된다. <올드보이>에서 호흡을 맞춘 바 있는 유지태와 윤진서가 7년 만에 재회해 무엇도 막을 수 없는 불같은 사랑을 나눈다. <비밀애>는 야한 영화인줄 알고 극장을 찾은 관객들에게 기분 좋은 한방을 날린다. 이런 배신이라면 백 번을 당해도 기분이 나빠지지 않는다. 호사가들의 궁금증을 자극한 강도 높은 네 번의 정사신은 격정적이고 순도 높은 감성적 흥분을 이끌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