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결혼했다>를 각색한 류훈 감독은 <비밀애>를 작품성과 예술성이 가미된 상업영화로 포장해냈다. 상투성의 그늘에서 벗어나려 고민한 흔적이 돋보인다. 출연진의 동선을 쫓아간 감독의 연출 솜씨도 인정할 만하다. 과잉이라고 느껴지는 장면이 일부 있지만 기어코 그들의 진심을 잡아내고야 만다. 자극적인 영상 위에 가볍지 않은 사랑에 대한 성찰을 덧씌웠다. 돌이킬 수 없는 치명적인 사랑에 빠진 두 형제와 한 여자의 이야기 안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다 한 감독의 고집이 작품을 더욱 빛나게 한다.세월의 흐름에 못지않게 두 배우는 연기의 완숙도를 더했다. 유지태와 윤진서의 헌신적 열연이 기대 이상의 감흥을 전한다. 유지태의 1인 2역 연기는 영화를 지탱해나가는 힘이 된다. 영화인생 10번째 작품으로 <비밀애>를 선택한 윤진서가 특히 매력적이다. 윤진서는 욕망과 도덕 사이에서 고민하는 연이를 설득력 있게 연기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