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니스 루헤인의 동명 소설 원작을 영화화한 `Shuter Island`는 스릴러 영화 좀 봤다는 사람들이라면 중반쯤이면 결말과 반전을 예측할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단순한 스릴과 미스터리 반전만을 포인트 삼아 영화를 감상하려 하기 전에 이 영화가 동명의 소설(한국어 표제 : 살인자들의 섬)에 기반을 둔 나름 사회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는 것을 미리 염두에 두는 것이 이해하는데 더 도움이 될것이다.
일단 당시의 시대적 배경은 전쟁이 끝난 1950년대의 미국.
한참 메카시즘 광풍이 일고있던 시기였으며 자유 자본주의와 자본 권력가 계층에게 위협이 될수 있는 사상(사회주의 나치즘 등)은 터부시 되던 때였다는 것을 먼저 생각해보기를 바란다.
영화에서도 알 수 있듯이 주인공은 2차대전 당시 유태인들을 학살했던 수용소 관리인들을 다시금 학살하던 장본인 중의 한 명이었다.
영화에서는 끊임없이 주인공의 내면의 폭력성 과 `방어기제` 등을 암시하면서 주인공이야 말로 실은 트라우마로 인해 고생하는 정신병자임을 은연중에 내비치고 있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이 폭력적인 세상에서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 더 이상하지 않을까?
영화중간에 교도소장이 말 했던 내용처럼 `이 세상에서 유일한것은 바로 폭력성`이라는 공공연한 진실이 만연하던 시기가 바로 그 시절이었다. 어쩌면 지금 이 시대도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마찬가지 아닌가.
단순한 이념과 계급 투쟁만이 아니라 이 세상은 살아가는 순간 순간이 전쟁터이다.
남보다 더 높은 직책에 오르기 위해,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더 많은 권력을 누리기위해, 우리는 어릴적부터 이 세상의 폭력의 진리를 법칙을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학습하며 살아가는 것 아닐까..
이 폭력적인 시대의 우울함과 폐쇄성을 `셔터 아일랜드`라는 가상의 공간은 극명히 보여주고 있다.
사실 주인공이 내면의 트라우마로 인해 겪게되는 정신병은 이 소설, 영화가 의도하는 주제의식을 부각시키기 위한 가장 주요한 소재일뿐이다.
주인공 `테디`는 마지막에 `척`에게 이렇게 말한다.
"자네라면 어쩌겠나? 괴물로서 살아가겠나? 아님 선량한 사람으로 죽겠나?"
이 대사에 대해 다시금 분석해보자면 결국 `이 폭력적이 세상에서 폭력성을 인정한체 ~ 즉 괴물로서의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 세상으로 돌아갈것이가, 아니면 이 세상의 폭력성을 부정하고 그냥 자신이 만들어낸 허구의 세계속에서 그대로 살아갈것인가`를 묻는것이다.
결국 주인공은 자신만의 세상속에서 살아가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관철시킨것이다.
바로 폭력으로 난무하는 실제 바깥 세상에서 그들과 함께 `괴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닌 자신만의 `셔터 아일랜드`에서 계속 살아가겠다는 뜻을 밝힌것이다.
어떻게 보면 테디에게 있어서 자신의 `셔터 아일랜드`가 `괴물`로 가득한 실제 세상보다 더욱 안전한것일지도 모른다..
영화를 다 관람한 마지막 순간 내 가슴은 무거울 수 밖에 없었다.
폭력이 난무하는 이 세상이 더욱 무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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