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27년 간의 정치범 수감생활을 마치고 나온 넬슨 만델라(모건 프리먼)는 1994년 남아프리카 공화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된다. 흑인 유권자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은 그였지만 그의 시선이 향한 곳은 단지 흑인들 뿐만이 아니었다. 그에게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문제는 누구도 우월하지 않은 채 흑인과 백인 모두가 동등하게 어우러지는 사회였다. 여전히 두 진영은 서로를 혐오스럽게 바라보고 있었고 이 갈등을 대표하는 것이 바로 남아공의 인기 스포츠인 럭비였다. 백인들은 열광하지만 흑인들은 규칙조차 모를 만큼 관심도에서 큰 차이를 지니는 럭비. 남아공 럭비 대표팀 '스프링복스'는 마침 부진한 경기성적으로 연일 좌절을 거듭하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만델라는 럭비 안에서 인종갈등 해결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방법을 모색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스프링복스 주장인 프랑수아 피나르(맷 데이먼)와 만남을 갖는다. 곧 다가올 남아공 럭비 월드컵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둘 게 뻔하다는 여론에 아랑곳없이 만델라는 프랑수아에게 월드컵에서 우승해 줄 것을 부탁하고, 처음엔 의아해 하던 프랑수아 역시 점차 만델라의 마음을 이해해가며 피나는 훈련에 돌입한다. 그리고 아니나다를까, 만델라가 믿어 의심치 않았던 기적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밀리언 달러 베이비>에서 복싱이 중요한 소재였지만 복싱 경기가 중요하지 않았듯이, <인빅터스>에서도 럭비가 주요 소재지만 럭비 경기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럭비를 발단으로 개인과 개인이 어떻게 소통의 장벽을 허물며 그 여파가 어디까지 미치는가이다. 그만큼 영화는 럭비 월드컵이라는 하나의 거대한 이벤트를 배경으로 다양한 소통을 경험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하나하나 가까이 조명한다. 때문에 영화에서 중요한 것은 남아공 럭비팀이 기적적인 행보를 보이는 과정이라기보다 그 속에서 이뤄지는 넬슨 만델라와 주변 사람들의 소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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