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적나라촌평 :
꽤 오랜만에 신작을 들고온 감독과 주연배우진..
국내에 일본 영화의 흥행 성적이 좋아지질 않아서,
처음 일본 영화가 시장에 개방되었을 때의 우려를 생각해보면,,
정말 걱정을 사서 한 것은 아닌가 생각도 든다..
그러나 이 영화의 기본 크레딧만 보면 우선 신뢰는 간다..
감독이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의 이누도 잇신이고,
그와 함께할 파트너는 히로스에 료코와 나카타니 미키다..
국내에서 여성 투톱의 영화가 성공하기 어렵다는 점만 빼면,
감독이나 배우의 네임벨류는 어느 정도 안정권인 영화인 셈이다..
게다가 이 영화는 감독이 그리 시도해보지 않았던,
추리물의 성격이 강한 장르 영화가 아니겠는가?
여배우들이 주연이기에 액션 활극을 기대하긴 어렵겠지만,
그 미묘한 심리 묘사를 기대해 볼 영화임은 분명해 보였다..
Q)사진 한 장으로 모든 진실을 알아낸 천기누설 료코 보살??
이 영화는 결혼 후 마지막 출장을 갔던 남편이 실종되자,
그의 자취를 따라 가나자와로 떠난 아내의 이야기가 주요 뼈대다..
그녀는 자신이 남편에 대해 전혀 아는 것이 없음을 뒤늦게 깨닫고,
그의 지난 행적을 쫓으며 그를 알아가기 시작한다..
그 과정에서 그녀는 남편과 나름 깊은(?) 관계를 맺었던,
이들을 만나 남편의 행적을 추적하기 시작하고,,
그녀의 주변에는 불길한 살인 사건이 연달아 나기 시작한다..
이 정도면 추리극으로써는 기본 베이스를 충실히 깔고 간 영화다..
왜냐하면 영화를 보면서 실제로 사람이 죽어가는 모습이,
영화의 전반적인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아니지만,,
밝혀지지 않은 '왜?'라는 질문을 쫓는 여정을 생각해보면,,
이 영화는 꽤 구조를 잘 갖춘 추리극이 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 영화는 그런 추리극으로써 가지고 있던 장점을,
단 한 가지 요소로 산산히 깨어 버렸다..
그것은 바로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무릎이 닿기도 전에 모든 진실을 알아낸 료코 도사때문이었다..
그녀는 남편의 지난 행적을 따라가는 도중에,
사진 한 장을 발견하고 모든 추리를 완성시켜 버렸다..
물론, 그녀의 나레이션으로만 진행되는 해답이 아닌,,
사건에 직접 연루된 인물의 플래쉬백이 더해지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영화를 보면서 그 과정이 이해가 잘 안되었다..
나름 영화를 보면서 짐작할 수 있는 부분도 있긴 했지만,
모든 사건의 전말을 사진 한 장을 꾀뚫어 보다니..
소년 탐정 김전일이나 코난도 미치지 못한 경지인 듯 보여졌다..
그리고 이때부터 깨닫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이 영화가 정녕 추리극이 아니었다는 점을 말이다..
Q)정녕 이 영화가 이누도 잇신의 작품이 맞나요??
이 영화를 보면서 이누도 잇신의 전작을 떠올리긴 어려웠다..
물론 그의 작품 중에 제대로 본 작품은 단 한 편 뿐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감독이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연출색은 보이는 영화였다..
그가 처음으로 도전한 거의 정통 장르물이었다는 점에서,
이 영화는 어떤 그의 차기작보다도 관심을 받았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2010년 일본 아카데미에 관심을 받았나?? ;;)
그러나 그의 전작에서 보여졌던,
세상을 약간은 따뜻하고 엉뚱한 시선으로 바라보던,,
그의 전작들에 비교해보면 이번 작품은 많이 동떨어져 보였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 영화를 보면서,
감독의 전작에서와 다른 불편함과 지루함을 느꼈었던 건,,
이 영화가 나름의 정서에 맞지 않는 정치색을 가진 듯 보여서였다..
전쟁 후 여성들의 억압받았던 인권을,
한 여성의 눈으로 바라보고자 했던 감독의 노력은 멋진 듯 보이나,,
그것을 풀어내는 과정은 꽤 많이 지루하고 수가 빤했다..
등장인물 중 한 명의 정체가 밝혀지는 순간부터는,
이 영화는 쉽게 마무리 될 수 있는 영화가 되어 버렸었다..
그런데 감독은 아직도 하고 싶었던 말이 많았던 듯,
영화를 시종일관 질질 끌었다..
그것도 영화의 결말 부분에서 말이다..
그래서 이 영화를 특정 장르로 국한 시켜 말하기 어려웠다..
추리극이라고 하기엔, '왜?'가 너무 어이없이 밝혀지고,,
페미니즘극이라고 하기엔, 이야기 흐름과 너무 동떨어져 보였다..
이렇게 본다면 이 영화는,
일본 내에서는 명작으로 인정 받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국내에서는 감독의 전작에 미치지 못하는 범작 정도로만,,
그렇게 관객들에게 기억될지도 모르겠다..
감독이나 배우들이 이전작들에서 가지고 있었던 장점들이,,
이 영화에서는 그리 크게 부각되어 보이진 않았다..
추리극이라고 하기엔 진실의 열쇠가 너무 쉽게 열리고,
그렇다고 페미니즘극이라고 하기엔 이야기가 붕 떠있었다..
130분에 가까운 러닝 타임이 약간은 무의미했을 정도로,
이 영화는 너무나 많은 이야기를 쉽게 하고 쉽게 정리한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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