흠. 일단 비행기 천만 마일리지를 모으면 기장인지 부기장인지 직접 와서 인사를 하는 것도 몰랐고, 금색 카드를 주는 것도 몰랐는데 (나는 천만 마일리지는 커녕 십만 근처에도 못 가봤으니까) 그런 장면이 신기했다. 해고 전문가라는 직업 자체도 굉장히 생소했고. 가끔 헤드헌팅 사람들을 만나거나 연락을 받긴 하지만 해고라... 미국엔 정말 저런 직업이 있는 것일까? 서브프라임 사태로 미국에서 시작된 경제위기와 글로벌 경기침체를 배경으로 하는 것 같았다. 미국 전역에서 수십명씩 해고가 일어나는 상황과 점점 더 악화되는 것을 묘사한 것을 보면 말이다. 이렇게 날마다 비행기와 호텔을 오가며 사람들에게 해고통지를 하지만 인생의 진정한 꿈, '배낭'이라는 메타포를 통한 인생에서의 정말 중요한 물건, 인맥 등에 대한 인생관과 가치 강연 등 인생의 목적을 찾고자, 또 사람들에게 전하고자 노력한다. 이런 그에게 청천벽력 같이 새파랗게 어린 신입이 화상채팅을 통한 해고시스템을 들고왔으니 얼마나 황당했겠는가. 그 시스템의 한계는 금새 드러나지만. 출장 중에 자신과 비슷한 인생관의 여자를 만나 몇 번 밤을 함께 하지만 그 여자의 실제 생활에는 '가족'이 있음을 알고 외로움을 느끼기도 한다. 동생의 남편이 될 사람이 동생 결혼식날 결혼을 회피하려 하자 마음에도 없는 말이긴 했지만 멋진 말빨로 설득하기도 하고. 흠.. 영화 장르는 코미디라고 되어 있는데 스토리가 다시 지상으로 착륙했다는 것은 '가족'영화란 느낌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동생에게 마일리지를 전달하려 한 점도 그렇고, 1000만 마일리지 중 50만 마일리지가 세계여행에 필요하단다. 그의 인생 5%를 여동생과 처남이 차지하는 것인가? 아무튼 해고했던 여자 중 한 명이 해고인터뷰 때 말한 방법으로 자살을 하고, 신입사원은 퇴사를 한다. 단순히 코미디로 웃고 지나가기엔 지나치게 '웃음'을 유발하는 코믹 요소가 없었고, 가족 영화로 보기엔 결론이 너무 허술하다. 조금 더 가족에게 돌아오는 모습을 보여주든가. 왜 다시 전국에 출장다니는 걸로 끝나냐고. 그렇다고 '배낭'이론처럼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해답을 제시했냐? 그것도 아니다. 가족이다, 일이다라고 결론내려준 것도 아니고 다시 스토리의 종결점을 찾기 위해 이륙하려는 비행기처럼 잠시 착륙한 듯한 영화였다. 물론, 조지클루니는 나이가 들어서도 여전히 멋있었고, 미국 각 곳의 장면들은 대리여행의 만족을 누리기에 충분했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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