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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워즈는 저에게 있어서 마음의 고향입니다. 좋아하는 영화를 꼽으라고 할 때 “스타워즈!!”라고 말하진 않지만... 6--;;; 항상 마음 한 구석에서 자리하고 있는 그런 존재거든요. 아마도 어렸을 때 동네극장에서 난생 처음 본 SF영화라서 더 그런지도 모르겠군요. 어쨌든, 몇 번을 봐도 볼 때마다 흥미진진하게 보는 몇 안 되는 영화라서 새로운 이야기 나올 때마다 잊지 않고 찾아다니며 보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새로운 에피소드가 나왔으니 당연히 극장으로 직행했죠. [스타워즈 에피소드 2 : 클론의 습격]입니다.
아마딜라는 그를 뚫어지게 쳐다봅니다. 꼬마 아나킨이 이렇게 장성하다니... 믿어지지가 않아서죠. 오비완 케노비라는 훌륭한 스승 덕분일까요? 아니면 고향에 두고 와야 했던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때문일까요? 또래에 비해 훨씬 성숙해 보이는 아나킨은 흡사 자신과 동갑이라고 해도 믿을 수 있을 정도입니다. 처음 아나킨을 만났던 10년 전처럼 이번에도 아마딜라는 암살당할 뻔했고, 그 때문에 오비완과 아나킨이 자신의 경호를 하기 위해 이렇게 온 거라서 반가워할 틈도 제대로 없군요. 또 다른 암살 위협이 있은 후 오비완은 아마딜라를 암살하려는 배후를 밝히러 가면서 그녀의 경호를 아나킨에게 맡깁니다. 그리고 아마딜라는 자신을 보는 아나킨의 눈빛 속에서 왠지 자꾸만 느껴서는 안 되는 어떤 설레임이 느끼게 되죠.
아나킨은 10년째 오비완의 견습생 노릇을 하고 있는 걸 못 견뎌합니다. 제다이가 되기 위해 어머니마저 포기하고 이곳에 와 있으니 어쩌면 당연하겠죠. 그가 인정한 바대로 오비완은 아버지 같은 존재지만 그를 따뜻하게 감싸주기보다 혼내고 통제하는 선생님으로서 역할에 더 관심이 큰 것처럼 보입니다. 사실은 안 그렇지만 그걸 헤아리기엔 아무리 재능이 뛰어나더라도 아나킨 역시 고민으로 넘쳐나는 10대일뿐입니다. 게다가 아마딜라에게 다가가기 위해 오로지 위만 바라보느라 더욱 그럴 수밖에 없군요. 자꾸 안 된다고만 하는 오비완의 통제와 금지된 사랑은 그를 힘에 대한 끊임없는 갈망에 더욱 불타오르게 만들고 결국 그 불길은 그 뿐만이 아니라 주변 사람마저 삼켜버리게 될 것입니다. 멀지 않은 미래에...
이번 에피소드는 스토리적인 결점보다도 영화를 이끌어야 할 아나킨의 캐릭터 실패가 가장 실망스러운 부분이었습니다. 설명만 봐서는 그가 마치 깊이를 알 수 없는 능력과 분노, 욕구, 사랑, 절망이 공존하는 복잡 미묘한 캐릭터인 것처럼 보이지만 스타워즈라는 타이틀만 아니었다면 여름시즌용 하이틴영화 주인공라고 해도 무난하다 싶을 정도로 단순하거든요. 블록버스터에 너무 많은 걸 바란 건가요? 제가 생각하기에 두 장면. 아나킨과 아마딜라가 풀밭에서 민주주의에 대해 이야기 하던 장면과 아나킨이 분노로 살육하던 날의 모습만이라도 제대로 그려냈다면 극의 맥 빠진 흐름에 뭔가 결정적인 장면이 될 수 있었는데 전자는 감독이 너무 쉽게 넘어갔고, 후자는 배우의 연기력이 부족으로 관객에게 별로 어필하지 못하더군요.
제 짧은 영어실력으로 써보자면 이번 에피소드의 두 가지 화두는 “Why not?"과 ”More and More"가 아닐까요? 세월이 흐르긴 흘렀나봅니다. 한때 반항아&문제아 역할의 대명사였던 이완이 아나킨에게 잔소리하느라 정신없는 선생님이 되다니~^^; 마음에 안 드는 점도 많았지만 전 세 가지 점 때문에 이 영화를 좋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뭐가 어떻든 [스타워즈]라는 점, 테크놀러지의 발전을 여실히 보여주던 대규모 전투씬과 요다 스승님의 대활약 때문이죠. 그동안 요다 스승님의 능력에 대해 의문을 품어왔던 제 자신의 짧은 안목을 심히 반성했답니다. 우주의 운명을 담보로 한 비극은 시작됐습니다. 운명의 수레바퀴는 이제 예정대로 흘러가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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