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움츠린 그의 모습, 뭔가 기운없어 보이고 삶의 의욕까지 없는듯한 어두운 '이시가미'.
그런 그가 용의자 X가 되어 자신이 지키고싶은 여자를 위해 '살인'까지 마다하지않고
헌신하는 모습을 보여준 추리러브스토리.(라고 명명하고싶다.)
솔직히 '추리'로써의 큰 긴장감을 찾긴 어렵지만, 오히려 이 절절하고 안타까운 '사랑'을
어떻게 지켜내게되는지에 더 빠져들게 된 영화였다.
수학자 '이시가미'와 물리학자 '유카와'.
"아무도 못 푸는 문제를 만드는 것과 그 문제를 푸는 것 중 어느게 더 어려울까?"
결국엔 '갈릴레오'가 다 풀어버렸지만, 이시가미가 말했듯이 이 문제는
누군가 푼다해도 "그 누구도 행복해지지 않는 문제"였다..
영화 처음부터 주인공들의 곁을 스쳐지나가는 모든 사물들은 이 영화 속 문제를 푸는데
하나도 버릴 것이 없는 단서들이었다. '이시가미'가 만들어놓은 문제들은 모두 그런 것들을
사용한 꼼꼼하게 얽혀진 '아무도 풀 수 없는 문제'였다. 친구 '갈릴레오'만 빼고.
가장 천재적인 두뇌를 가진 X '이시가미'...고등학교에서 아무도 듣지않는 수학수업을 담당하는
그는 아무도 알아주지않지만, 수학에 천재적인 두뇌를 가진 이였다.
그렇기에, 그녀를 위해 벌이는 일들이 전혀 아쉽지않았다. 세상에 미련이 없다...
그런 그에게 희망의 빛을 준 것은 바로 그녀였다...하나오카 야스코.
그리고, '갈릴레오'만이 그의 천재적인 두뇌를 이렇게 쓰인 것에 대해 안타까워했다.
이 영화는 시작부터 안타까움과 비애(悲哀)적인 느낌을 가득 안고 걸어나간 영화다.
발랄함이나 영화적 재미를 위한 억지구성같은건 쉽게 찾아볼 수 없다.
오로지 세상에서 가장 절절하고 헌신적인 사랑이 이렇게 있을 수 있음을
'추리'라는 과정을 통해 보여준 슬픈 영화였다...
'최고의 (헌신적인) 사랑'이란...이런걸 말하는게 아닐까?
원작자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들은 대부분 이렇다.
'슬픔'을 간직한 채 '살인'을 동반한 슬픈 운명들... '백야행'도 그랬고, 이번 작품도 그랬다.
그래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뭔가 안타까운 여운을 남기게 한다.
가장 똑똑한 두뇌를 가진 지능적인 X의 가장 감성적인 사랑이야기...
'용의자 X의 헌신'.
이렇게 헌신적이고 슬픈 사랑이야기가 또 있을까? 천재의 비극적인 사랑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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