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적나라촌평 :
브로드웨이 뮤지컬 '시카고'를 원작으로 동명영화를 만들어,
아카데미를 장악했었던 감독, 롭 마샬 감독..
그의 전작인 '게이샤의 추억'이나 '시카고'를 견주어 보면,
그는 아무래도 음악이 영화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영화에,,
많은 매력을 가지고 있는 감독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취향을 가지고 있는 그가 선택한 차기작이 바로,
또 한 번 브로드웨이 동명 뮤지컬을 영화화한 '나인'이다..
'맘마미아'를 가장 잘 만들어진, 아니 그보단 가장 대중적인,,
영화로 생각해왔던 본인으로써 '나인'은 조금 색다른 영화였다..
'맘마미아'의 경우에도 뮤지컬의 음악들이 영화에 많이 나오고,
뮤지컬처럼 집단 합창과 군무가 등장했었다..
그러나 솔직히 '맘마미아'는 뮤지컬을 원작으로 한,
한 편의 독립적인 영화라는 생각이 드는 작품이었다..
왜냐하면 영화상에서 보여지는 대사와 음악들이,
어떤 경계를 가진 세트에서 보여지는 것이 아니라,,
그냥 장면장면에서 바로바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 편의 영화 속에 음악이 삽입되어 흘러가는,
그런 영화가 뮤지컬을 원작으로 둔 영화의 원형이라 생각했었다..
그러나 '나인'은 그와는 조금 다른 형태를 띈다..
이 영화는 철저하게 배우들의 연기와 음악이 분리되어 있다..
대사가 진행되는 와중에 세트장을 배경으로 배우들이 노래를 하는,
그러니까 말 그대로 한 편의 뮤지컬 공연 현장을,,
배우들의 연기 틈틈이 삽입한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건 전에 뮤지컬 영화라고 생각했었던 영화와는,
분명히 괘를 달리하는 감독의 특징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감독의 전작인 '시카고'를 보지 못해서 확신은 못하지만;;)
천재 감독이 새로운 작품에 들어서기 전까지 겪게되는,
창작에 대한 쉼없는 열망과 그로 인한 고통은,,
본인이 비록 창작에 매진하는 삶을 살고 있진 않았지만,,
간단하게 넘길 수 없었던 나름 심오한(?) 주제였던 것 같다..
그리고 이를 위해 필요했을 등장인물들의 내면을 표현하는데,
영화 속 현실의 연기들과 뮤지컬 장면을 분리 시켰던 건,,
어찌 보면 감독의 탁월한 선택이 아니었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감독의 선택을 가능하게 하였던 건,
두말할 것 없이 '오션스' 시리즈에 버금가는 화려한 캐스팅이다..
본인의 이름만으로도 최소 투 톱 주연 영화가 가능한 배우들이,
거의 카메오(?)에 가까운 비중의 역할로도 출연하여,,
딱!! 한 무대씩을 갈무리하고 내려가 주었으니,,
어찌 배우들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지 않았겠는가?
(특히나 니콜 키드먼의 정말 영화 감독의 영원한 뮤즈 같더라;;)
이 영화는 최근 꽤 심각한 영화의 주연으로만 나왔던,
다니엘 데이 루이스의 조금은 덜 심각한,,
그리고 조금은 사색적인 모습과 노래를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영화에 크레딧을 올린 배우에 대한 힘을 볼 수 있는 영화였다..
그러나 감독의 이런 구조를 가능케했던 이 배우들의 조합은,
다르게 생각하면 이 영화의 결정적인 단점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화려한 배우진과 감독의 역량에 의해 선택되었던 이 영화의 구조가,
(배우들의 연기와 독립적으로 뮤지컬씬이 내면씬으로 삽입된 것)
전체적으로 보면 영화에 장점만을 부여했던 것은 아니었다..
이 영화를 보면서 가장 참기 힘들었던 것은,
위의 구조가 영화가 끝나기 전까지 시종일관 반복되었단 것이다..
감독의 창작에 대한 심적 고통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나,
그의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 절묘히 교차시켜가며,,
그의 내면을 비추고자 했던 감독의 의향이,,
너무나 반복적인 영화의 이야기 패턴에 조금 함몰되는 것 같았다..
솔직히 이와 같은 문제를 일으켰던 가장 큰 원인은,
감독이 어떤 영감을 얻어 영화를 완성시킨다는 결말이 아닌,,
이래저래 많은 방황을 겪지만, 다시 영화를 찍는다는..
그런 해피엔딩으로만 보기 모호한 결말로 끝났다는 점이었다..
120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동안 진행되는,
한 천재 감독의 창작에 대한 방황은,, 너무 지지부진해 보였다..
조금은 빠른 템포의 결론으로 보다 산뜻한 해피엔딩이 되었다면,,
나름 이 영화는 더 보기 좋은 영화가 되지 않았을까?
게다가 이 영화의 결말부가 늘어져 보였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원작에 대비한 약간의 변주는 필요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보았다..
이 영화를 기대하고 있는 여성 관객이 꽤 많은 것으로 안다..
이 영화는 그녀들의 기대를 어느 정도 충족시킬 순 있는 영화이나,
보다 명확한 사실은 100% 충족시킬 순 없을 것이라는 거다..
'시카고'로 아카데미를 호령했던 롭 마샬 감독이,
그와 유사한 구조의 '나인'을 들고 다시 이 시즌에 나왔다는 것에서,
이 영화가 보여줄 대략의 전략과 영화적 성격이 보이지 않는가?
영화의 캐스팅과 화려함 뒤 명확히 남아있는 성격에 기대 보면,,
이 영화는 완전한 100% 상업 뮤지컬 영화로는 보지 말아야 할 듯..
그런 조금은 낮춤 기대치가 필요한 영화가 아닌가 생각해 보았다..
Copy Right™, 매니악's 적나라촌평
출처 : http://www.cyworld.com/csc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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