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 소설에 분야에 아가사 크리스티와 쌍벽을 이루는 코난 도일이 만들어 낸 최고의 탐정 '셜록 홈즈'. 그의 원작은 이미 수많은 영화를 통해 다양한 해석의 작품이 있었지만 스타일리쉬 영상 미학의 귀재 가이 리치는 셜록 홈즈를 '거슬리지 않을 정도로 재미있는' 선에서 해석해 냅니다.
원작을 읽으면서 이렇게 웃고 다양한 액션을 본 적이 없었지만 가이 리치는 활자로 쓰여진 책을 읽으면서 상상하는 세계와 다른 영화의 특성을 충분히 살리며 오락적인 요소를 추가하고 자신만의 위트를 곳곳에 섞음으로 기존의 해석을 뛰어 넘는 훌륭한 작품으로 만들어 냈습니다.
원작 셜록 홈즈가 단서나 직관, 알리바이를 통해 사건을 해결하는 방식이었다면 한눈에 파악한 흙먼지, 구두 스타일, 발자국등 과학에 근거한 추리를 해 나가며 사건에 접근합니다 (그 중 최고는 왓슨 박사의 약혼녀를 한눈에 꾀뚤어 과거를 나열하다 한 방 멋지게 얻어 맞는 장면). 인물들의 설정에서도 블랙우드가 어둡고 진중한데 반해 홈즈는 위트있는 유머있고 생동감 넘치는 인물이며, 홈즈와 왓슨 박사는 주치의이자 절친한 동료이지만 왓슨 박사의 여자로 인해 서로 티격대며 갈등을 이어가는 대립구조도 섞여 있지요. 게다가 법을 수호해야 하는 홈즈는 아이러니하게도 범죄자인 아이린(레이첼 맥아담스)를 사랑하는 등 감독은 인물들을 사전에 치밀하게 계산된 관계로 설정했습니다.
마치 홈즈가 특유의 주먹 실력을 뽐 낼 때 두뇌로 시뮬레이션 대전을 한 뒤 한치의 오차 없이 똑같은 펀치를 날리는 것처럼 <셜록 홈즈>는 영화 곳곳에서 준비된 설정과 흐름을 따라 갑니다. 영화 초,중반부 등장인물의 성격과 주변 인물을 중점적으로 소개해가다 후반부에 그들의 대결에 집중하여 홈즈와 블랙우드가 한판 승부를 벌이는 진검승부를 보는 것도 그 흐름의 연장이죠.
하지만 추리에 대한 결론을 내리는 장면은 과학적 지식과 논리가 부족한 관객들이 따라 잡기엔 버거운 수준도 많고 블랙우드경의 숨겨진 야심이 부활 전과 부활 후가 연장선상에 있지 못합니다. 지나치게 액션이 많이 포함되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있지만 스타일리쉬한 감독의 강점을 잘 살려 긴박한 상황에서도 위트가 넘치고 007의 악당 '죠스'를 연상시키는 막강 악당(?)과의 대결은 무척이나 흥미롭습니다.
후속편을 암시하는 설정이 곳곳에 보이고 모리어티 교수역에 브래드 피트가 내정되었다는 소식은 또 다른 기대감을 갖게 하는 <셜록 홈즈>는 원작을 영화화 한 작품 중 최고의 액션 어드벤쳐로 꼽기에 손색이 없는 작품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