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5월로 거슬러 올라가보자. 올 겨울 개봉되는 기대작 중 하나였던 셜록홈즈의 첫 예고편이 공개되었던 시점이다. 아이언 맨으로 확실한 흥행보증 수표로 자리잡은(카리스마에 연기력까지 겸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신작이라는 점이 아니더라도 그 유명한...'셜록홈즈'가 돌아온다는 사실만으로도 영화팬들은 신이 났을법한 시즘이었던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들이 생각해왔던 셜록홈즈는 어떤 인물이냐는 것이다. 십중팔구 지적인 이미지를 강조하는. 명석한 두뇌로 기가 막히게(별다르게 설명할 수도 없는;;) 사건을 해결해내는 모습을 가진- 왜그런지 몰라도 대부분의 팬들은 그렇게 기억하고 있다. 영화 셜록홈즈,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셜록홈즈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그렇게 모습을 들어냈던 것이었다.
예고편은 스토리는 둘째치라도 한눈에 봐도 굉장히 액션어드벤처적무비같은 모습이었다. 예고편을 처음 본 영화팬들은 홈즈가 머리는 안쓰고 몸만쓰는 무식캐릭터로 돌아왔다는 글부터 시작해서 대부분 실망스런 글들로 채워져갔다. 그나마 긍정적인 부분은 그래도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영화인데 기다려보자는 덧글이 가장 희망적인 글이었다. 필자도 마찬가지였고. 영화팬들은 앞에서 길-게 끄적거렸시피 그들이 아는 '셜록홈즈'가 아니라서 실망했던 것이었다.하지만, 이후로 시간이 흐르면서 셜록홈즈는 우리가 아는 정형화된 소설속의 홈즈의 모습이 아닌 지금 극장개봉을 앞둔 영화버전의 '셜록홈즈'의 모습이야말로 진짜 홈즈의 모습과 같음을 알게되었고, 오늘 그 진가를 확인하기에 이르렀는데,그 얘기를 할 참이다.
서론이 너무너무 길었다.죄송하다.이제 진짜 영화얘기 시작이다.셜록홈즈는 19세기 후반 영국(유명한 건축물인 타워브리지가 건설되고 있는 모습이 배경으로 들어가는 것으로 볼때,1894년즘) 홈즈가 여자들을 잡아 악의주술을 행한답시고 재물로 바쳐 살해하는 악명높은 살인마 블랙우드를 잡아들이면서 시작된다. 살인마 블랙우드에게 사형이 내려지고 처형되지만, 얼마후 부활하게 되고 사람들은 동요하기 시작한다. 셜록홈즈와 그의 절친한 친구 왓슨박사는 어쩔 수 없이 다시한번 블랙우드와 피할 수 없는 대결을 벌인다는게 영화의 주된 줄거리이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셜록홈즈는 시작부터 뻑쩍찌근한 액션씬으로 시작된다.이건 앞서 계속 얘기했듯이 '아직도 여러분들이 아는 그 홈즈가 아닌거같죠?'라며 장난을 치는 듯 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영화 셜록홈즈의 홈즈가 우리가 예고편만 보고 섣부르게 판단할 인물이 아니라는 사실은 금방 알게된다. 여러분들이 원하는 두뇌플레이. 당연나온다. 머리도 좋은데,바디까지 훌륭하고(사실 조금 짧..쿨럭쿨럭),섹시하고, 카리스마넘치는-캐릭터라는 사실을 알게되게까지 그렇게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영화는 꽤 스피드하게 진행되는데, 그렇다고해서 얼렁뚱땅,흐지부지 넘어가지 않는다.그건 영화속 다우니 홈즈의 성격상 있을수도 없다. 눈에 보이는것,앞으로 일어날 상황등을 철저하게 미리 시뮬레이션해보고 실행하는 인물이기 때문이다.잠깐 딴 얘기를 하자면 요즘 인기있는 미드의 주인공들은 천재캐릭터가 유난히 많고, 하나같이 매력덩어리들인데 홈즈 역시 이들에게 밀리기는 커녕 압도한다. 전형적인 천재 캐릭터라고 보면 무난하다.하지만 그놈의 매력. 그건 순수하게 홈즈를 연기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때문임은 부인하기 어렵다는 것인데, 아이러니하게도 이번 영화속의 홈즈의 모습이 실제홈즈의 모습과 가장 흡사하다라는 사실은 굉장히 흥미로운 점이다.
캐릭터하면 빼놓을 수 없는 또한명의 인물일 왓슨박사는 미남배우의 대명사 주드로가 연기했는데, 이 역시 결론부터 말하자면 늘 홈즈의 든든한 조력자역할을 맡았던 왓슨박사는 이번 영화에서도 상당한 비중을 맡는다.홈즈와 함께 굉장한 활약을 펼치면서도 홈즈의 아우라를 뛰어넘지 않는 현명한 캐릭터로서 영화를 빛내고 있다는 점은 영화 셜록홈즈에 플러스요인으로 힘을 불어넣는다. 깔끔한 버디무비성격의 영화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듯 하다.
이런 매력적인 캐릭터들은 영국출신의 가이리치감독에 의해서 완성됐다. 영화 셜록홈즈를 보면 딱히 꼬집어말할순 없어도 '가이리치 스타일'의 영화같다라는 느낌이 금방 온다.이것이 어떤분은 싫을 수도 있고, 어떤분들은 좋아할 수 있는 요소이긴하지만, 영화 셜록홈즈는 가이리치 스타일이 덕을 봤다. 가이리치감독은 캐릭터가 아무리 많아도 각 캐릭터의 특성을 관객들에게 제대로 전달할지 아는 감독이다. 셜록홈즈는 더더욱 그런 장기가 빛을 발한다.관객들이 낯설어 할 수 있는 홈즈캐릭터를 가이리치감독은 자신만의 스타일로 제대로 알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MTV적 영상감각은 덤이다. 빠른전개속에서도 캐릭터간의 연결고리가 탄탄해서 영화 전체가 탄탄하다는 느낌을 받는것도 이 덕분이다. 어찌됐던 가이리치감독이 관객들에게 '새로운 스타일의 홈즈지만, 이것이 진짜 홈즈의 모습'이라는 정말 어려운 과제를 깔끔하게 풀어냈다는 점에서 그를 디렉터자리에 앉힌건 워너브러더스에서 성공적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영화 셜록홈즈는 굉장히 대중적이다. 일반사람들이 모르는 홈즈의 진짜 모습을 알게되는 정말 짜릿한 순간을 선사하는 영화다. 재밌고,유쾌하고, 짜릿한 영화 셜록홈즈는 속편을 암시하는 블록버스터의 뻔한 공식까지도 기대하게 만드는 올 겨울 시즌 가장 재밌는 영화중의 하나가 될거라고 생각한다.
* 본 영화는 12/9일 워너브러더스에서 있었던 내부시사회를 바탕으로 쓰여진 글로 영화는 12.23일 개봉될 예정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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