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로 코엘료를 처음 알게된 건 유명한 베스트셀러 '연금술사'덕분이었다.
그 후 그의 작품에 관심을 갖게되면서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까지 읽게되었다.
삶의 무미건조함에 싫증과 염증을 느껴버린 베로니카는 자살을 시도한다.
그러나, 자살은 미수로 그치고 정신병원에서 정신을 되찾는다.
그리고, 전해진 소식은 자살미수로 인해 건강은 엉망이 되었고
그로 인해 주어진 1주일의 시한부인생만이 남았다는 소식..
자신의 의지로 결심한 삶의 끝맺음은 수포로 끝나고,
다시 되살아난 인생의 불꽃마저 그녀에겐 의미가 없다.
그러나, 정신병원에서의 생활은 점점 그녀에게 의외의 생기를 가져다준다.
삶의 의미를 정신병원에서 찾게된 것이다.
물론, 그 곳에서의 새로운 사람과 사랑을 만나게 된 건 당연하다.
정신병원에서의 생활이 그녀에게 삶의 '의지'를 주었는지,
아니면 1주일이라는 시한부의 기한이 그녀에게 삶의 새 '의지'를 주었는지는 정확히 모른다.
아니, 그 두 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이뤄진 것일 수 있다.
아무튼, 그녀가 새로운 삶에 대한 '의지'를 찾아가는 과정을 심리치료드라마처럼 그린
이 영화는 사라 미셸 겔러라는 배우를 통해 태어난 '베로니카'의 모습을 천천히 느리게 그려간다.
마치 그녀의 심리를 따라가며 치료하는 것처럼...
어느 정도 그녀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혹자는 부족할 것 없는 그녀가 부모를 버리고 세상을 떠날만큼의 무엇이 힘들었는지 알 수 없다고 한다.
이유가 있다고 해도 그것은 변명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것은 세상의 공허함 속에서 살아가는 그녀만이 가진 문제이며 느낄 수 있는 문제다.
본인이 느끼지 못한다고 그것까지 부정할 순 없다.
안타깝게도 베로니카는 자신의 삶을 불태울만한 환경과 상황을 못 만난 것일 수도 있다.
'1주일의 시한부'라는 환경은 그녀에게 많은 것을 자극하게 만든다.
환경은 사람에게 상당히 중요한 요소다.
억지로라도 어느 정도의 자극이 될만한 상황과 동기는 살아가는데 필요하다.
영화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는 아주 느리고 천천히 큰 자극성없이 흘러간다.
책에 비해서는 다소 와닿는 부분이 약한 느낌이지만, 잔잔하게 전해준다.
얘기적인 반전도 살짝 있다. 재미보다는 여운을 느끼게한다.
사라 미셸 겔러라는 배우도 청춘영화 등에서만 빛을 발하다,
이런저런 영화를 거쳐 이 영화에까지 종착하게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예쁜 외모를 가졌지만, 뭔가 공허한듯한 모습을 보여준 이번 영화에서처럼
연기자적인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는 배우가 됐으면 하는 바램이다.
큰 규모로 개봉하지 않은 채 조용하게 극장에서 상영되고 있지만,
파울로 코엘료의 원작에 힘입어 잔잔하게 끌린 영화였다.
'1주일 시한부'라는 플라시보 효과가 만들어낸 삶의 재탄생을 지켜볼만하다.
전해져오는 바가 있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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