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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u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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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7-14 오전 1:26: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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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선글래스와 검은 정장의 그 사나이들이 돌아왔다.
검은 색 레이밴 선글래스를 필두로 장례식장 직원처럼 온통 새까맣게 뒤집어쓴 외계인 관리 특수 요원(MIB)들이 전편과 똑 같은 진용으로 다시 찾아온 것이다.
97년, 전 세계에 "맨 인 블랙" 신드롬을 일으켰던 그들이 5년만에 다시 한번 뭉친것이다.
"아담스 패밀리"등의 전작들을 통해 이미 자신만의 독특하고 그로테스크한 유머를 선보였던 배리 소넨필드 감독은 97년 제작한 "맨 인 블랙"의 성공으로 할리웃 최고의 흥행감독으로 올라섰다.
그가 5년만에, 이전의 멤버들과 함께 손을 잡고 전편보다 나은 속편제작을 위해 "MIB∥"의 프로젝트를 발표했을 때, 그가 창조해 낸 세계와 위트를 기억하고 있던 많은 사람들은 아마 환호성을 질렀을 것이다.
SF, 어드벤처, 코믹, 환타지 등 다양한 장르로부터 차용해 온 여러 가지 코드를 소넨필드만의 상상력으로 버무려 낸 "MIB∥". 천재적인 코미디 감독 소넨필드와, 대중의 기호를 짚어내는 데 천부적인 재능을 소유한 스필버그가 윌 스미스, 토미 리 존스 그리고 라라 플린보일과 함께 만들어 낸 그들의 창조물은 확실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맨 인 블랙"은 우리 이웃이나 혹은 세계적인 스타들이 어쩌면 지구인으로 위장한 외계인일지 모른다는 기발한 상상력과 기기묘묘한 외계 괴물을 빚어내는 특수 효과로 세계관객을 사로잡은 시리즈다.
외계인을 친근한 우리 이웃으로 끌어들인 독특한 상상력과 유머로 관객들을 열광시켰다.
속편 또한 그 위용이 만만치 않다.
엉성한 줄거리와 참신한 맛이 떨어진 게 흠이지만 쏠쏠한 잔재미와 볼거리가 풍성해 눈감아 줄 만하다.
규모도 한층 커졌다.
"MIB∥"는 전편에 비해 훨씬 다양해진 외계인들과 첨단장비로 빚어낸 액션 신으로 관객을 정신없이 몰입시켰다.
토미 리 존스와 윌 스미스 주연, 배리 소넨필드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제작 등 1편때의 제작진이 그대로 참여해 완성했다.
시간적 배경은 2002년 현재.
맨 인 블랙(MIB) 요원 "제이"(윌 스미스)가 전편에서 모든 기억을 지우고 우체국장이 된 "케이"(토미 리 존스)를 찾아내 기억을 복구시킨 뒤 지구의 안전을 위협하는 외계인들과 맞서 싸운다는 내용.
여기에 윌 스미스가 MIB의 규칙을 깨고 외계인을 목격한 미모의 여자 증인과 사랑의 감정을 나누는 멜로 부분이 추가됐다.
베리 소넨필드 감독은 이번에도 관객의 허를 찌르는 상상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지난달 한국에 왔던 윌 스미스와 토미 리 존스도 "베리 감독은 일반인을 뛰어넘는 독특한 유머 감각을 지녔다"고 혀를 내둘렀을 정도다.
외계인이 등장하는 첫 장면부터 예사롭지 않다.
스크린을 가득 메우며 거대한굉음과 먼지와 함께 요란하게 지구에 착륙하는 우주선.
일순 긴장감이 감돌지만 카메라를 뒤로 살짝 빼면 사실은 콜라 캔 크기 만한 소형 우주선이 놓여 있다.
여기서 내린 괴상한 모양의 우주 생명체는 여성지 속옷 모델로 자신을 복제한다 (빅토리아 시크릿의 광고를 페러디 했다).
그녀의 이름은 설리나.
외계 괴물 "설리나"(라라 플린 보일)는 25년 전 지구에 두고 간 "자르다의 빛"을 찾아서 은하의 패권을 잡기 위해 미국 뉴욕에 도착한다.
불량배가 그녀에게 다가가 "맛있게 생겼는데." 라며 입맛을 다시자 그녀는 뱀같이 생긴 수백개의 촉수를 입에서 뻗어내 그를 한입에 꿀꺽 삼켜버린다.
이어지는 장면은 배가 남산만 해진 설리나.
한바탕 배설을 한 뒤 본래 모습으로 돌아온다.
이쯤 되면 엽기적이란 소리가 저절로 나올 법 하다.
25년전 MIB 요원에게 당했던 경험이 있는 설리나는 MIB 요원 중 일부와 손잡고 지구를 위험에 빠뜨리려는 음모를 꾸미고 비밀기관으로 침입하고,
지구에 잠입한 외계인을 감시 관리하는 미연방 1급 비밀기관인 MIB 요원 J(윌 스미스)는 "자르다의 빛"의 소재를 알기 위해 이미 은퇴해 예전의 기억을 잊고 우체국에서 일하는 K(토미 리 존스)를 찾아가 지난 기억을 되살린다.
"MIB∥"를 빛나게 하는 것은 배리 소넨필드 감독 특유의 유머감각이다.
소넨필드감독은 쉴 새 없이 유머와 수다를 쏟아놓으며 외계인을 흉측한 괴물로만 그려내지 않았다.
외계인을 지구인의 이웃으로 바라보는 그의 독특한 시각은 이 영화의 또 다른 재미.
소넨필드는 1953년 뉴욕 생으로 카메라 감독 출신이다.
코엔 형제("바톤 핑크"), 로브 라이너("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와 함께 일할 때부터 특유의 현란한 시각적 이미지로 이름났다.
"아담스 패밀리"(1990) 이후 발휘해온 엽기발랄한 상상력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
윌 스미스와 토미 리 존스의 황금 버디가 뿜어내는 매력은 여전하다.
눈을 즐겁게 만드는 다양한 신종 무기와 급할 땐 우주선으로 변모하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위용도 눈에 쏙 들어온다.
기발한 장면은 곳곳에 포진해있다.
등 뒤에 주먹만하게 솟아오른 분신이 기절한 본체를 인공 호흡하는 장면, 초미니 외계인들이 코인 락커 안에서 MIB 찬가를 합창하는 장면 등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
특수분장으로 빚어낸 외계인의 기기묘묘한 형상은 "MIB∥"를 보는 재미를 한껏 배가시킨다.
말보로를 피우며 폼을 잡는 벌레 외계인, 주로 지하철 통로를 이동하는 거대한 외계인 제프, 기계보다 빠른 속도로 우편물을 처리하는 우편 배달부 외계인 등이 발상의 즐거움이라면, 속옷 모델의 탈을 쓴 채 뱀장어 같은 수백수천 개의 촉수로 상대의 콧구멍·귀·입을 후비는 무지막지한 괴물 설리나는 시각적 놀라움을 선사한다.
다양한 외계인들의 면모를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다.
달리의 그림에나 나올법한 이 기상천외한 캐릭터들은 관객의 상상력을 한껏 자극한다.
외계인과 끔찍한 사투를 벌이는 대신 이들을 귀화시키거나 길들여 공존한다는 발상이 여느 외계인 영화와 다른 참신한 발상법이다.
유순한 외계인만 있는 건 아니다.
가령 지하철 철길 안에서 무서운 속도로 이동하며 기차를 통째로 베어먹고 사는 거대한 애벌레 모양의 생명체는 특별한 관리가 필요한 위험한 존재다.
요원 "M"으로 승격시켜 달라고 떼쓰는 외계인으로 깜짝 출연한 미국의 팝 황제 마이클 잭슨의 모습도 놓치지 말자.
1편에서 농구선수 데니스 로드맨과 더불어 지구에 정착한 외계인으로 언급됐던 마이클 잭슨이 외계인 정보원으로 깜짝 출연, 원거리 화상을 통해 "약속했던 요원 승격 문제는 어떻게 돼 가는거냐"며 따지기도 한다.
케이를 되찾기 전, 제이의 파트너인 말하는 개(犬) 프랭크도 그냥 넘어가면 서운해 할 캐릭터다.
1편에서 은하계 정보통으로 나왔던 프랭크는 이번에 MIB요원으로 승격해 쉴새없이 지껄이고, 국내에서 "난 괜찮아"로 번안돼 히트를 친 "I Will Survive"를 부르기도 한다.
이 못생긴 수다쟁이 불독은 "이봐, 나를 개로만 보는데 말이야" 하며 개 이상의 대우를 요구하기도 하며 또, 제이가 불만을 털어놓으면 "종차별적인 발언을 하지 말라"고 경고하는 걸 잊지 않는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제작한 "MIB∥"는 제작비 1억8천만 달러가 투입된 대형 블록버스터지만 폭발과 파괴 따위의 불꽃놀이에 돈을 처들인 여느 블록버스터와 달리 독특한 별종 캐릭터를 창조해내는 데 주로 공을 들였다.
"아담스 패밀리"(1991)라는 음산하고 기괴한 농담으로 데뷔했던 배리 소넨필드 감독의 기발한 상상력이 녹슬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즐거운 코미디다.
두 요원이 본부 연구실에 있던 중 적의 공격이 다가오자, 순식간에 방에 물이 차면서 두 요원이 마치 수세식 변기물이 빠져나가듯 방안의 물길을 타고 탈출하는 방출(flush) 장면은 정말 압권이다.
외계 괴물들이 특수효과의 위력에도 불구하고 생동하는 캐릭터라는 느낌이 약하고, 2편의 숙명이겠지만 1편에 비해 신선한 충격이 덜하다는 점이 아쉽기는 하지만, 가뜩이나 짧은 상영 시간(88분) 내내 잠시도 지루하지 않게 끌어나가는 탄탄한 구성이 엔터테인먼트 영화로서 손색 없다.
윌 스미스, 토미 리 존스 콤비가 보여주는 환상의 연기 호흡에 주목하라.
97년 "맨 인 블랙"에 출연했을 때까지만 하더라도 초보티 풀풀 풍기는 신참내기였던 윌 스미스는 지난 5년간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 "알리"등을 통해 최고의 인기와 몸값을 자랑하는 명실상부 할리웃 정상의 배우로 거듭났다.
특히 지난해 출연했던 영화 "알리"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 됨으로써 연기력까지 인정 받게 된 이 섹시한 배우는 "MIB∥"에서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악동 "제이"로 분해 열연을 펼친다.
한편 맡은 배역마다 자신만의 독특한 카리스마를 유감없이 발휘해왔던 토미 리 존스도 유능하고 지혜롭지만 다소 엉뚱한 면도 지니고 있는 매력적인 요원 "케이"를 훌륭하게 연기해 냈다.
액션을 선보이기에는 다소 노쇠한듯한 토미 리 존스.
그러나 지난 5년이 그에게서 활력을 빼앗아 간 것은 분명하지만, 토미 리 존스는 얼굴에 깊게 패인 주름만큼이나 확실한 연기로써 녹록치 않은 관록을 과시한다.
이 흑백의 언벨런스 콤비가 선사하는 재기 발랄한 연기를 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MIB∥"는 놓치기 아까운 영화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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