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스타워즈 에피소드 2 - 클론의 습격>
'스타 워즈' 시리즈는 시대의 기록이다. 그곳엔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배우의 노년 시절 모습도 있고, 몇십년째 정상의 인기를 지켜온 배우의 젊었을 적 모습도 있으며, 당시에는 스타였지만 이제는 아무도 기억해 주지않는 배우의 전성기 시절 모습도 있다. 속담만큼이나 유명한 대사와 (may the force be with you, I'm your father), 아날로그 시대의 최고급 특수효과에서부터 디지털 시대의 최고급 특수효과까지가 존재한다. 이런 시대의 차이는, 스타워즈 시리즈를 소비하는 두 세대 (4,5,6을 소비하는 세대, 1,2를 소비하는 세대)가 서로를 낯설면서도 흥미롭게 생각하게 함과 동시에 그 간극을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그렇게 스타워즈는 단순한 영화가 아니라 미국인들이 공동으로 소비하는 문화 상품이 되는 것이다.
확실히 '스타 워즈' 성공의 비결은 작품의 재미보다는 이벤트의 성격이 강하다. 미국의 스타워즈 매니아는 300만명에 달하며 이들이 한사람당 10번씩만 영화를 관람해도 1억 4천만 달러에 가까운 수입이 된다……고 한다. 정확한 수치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스타워즈를 둘러싼 난리법석이 어느정도인지는 대충 짐작할 수 있다.
이런 이벤트가 가능하게 된 이유가 뭘까? '스타 워즈'가 하나의 거대한 신화라는 것, 그것으로 충분한 설명이 될지 모르겠다. 'A long time ago, in a galaxy far, far, away...'로 시작하는 이야기는 현실의 어느것과도 상관없는 허구의 것이다. 전 우주를 대상으로 하는 거대한 허구는, 영화에 영화 이상의 아우라(포스?)를 부여한다. 너무나도 거대하기 때문에 현실보다도 더 위대해 보이고 더 매력적이 되는 것이다. 또한 스타워즈에는 이런 허무 맹랑에 가까운 허구에 관객이 공감할 수 있도록 강한 현실성을 부여하는 '장르 클리세'와 '특수 효과'가 있다. 클래식 스타워즈와 뉴 스타워즈 시리즈의 모든 스토리에는 비슷한 패턴이 여러번 반복된다. 약간씩 변주되면서 반복되는 이야기는 마치 클래식이나 테크노의 반복되는 멜로디가 중독성을 주는 것과 비슷하다. 게다가 감독이자 제작자인 조지 루크스가 집념에 가까울만치 꼼꼼하게 준비한 특수효과는 우리의 상상을 실제보다도 더 선명하게 재현해보인다. '우주를 배경으로한 대하 서사 드라마'인 이 영화가 실제로는 어떻게 촬영됐을지 생각해보라. 유언 맥그리거와 헤이든 크리스텐센은 블루 스크린 앞에서, 낡은 목욕가운 비슷한 의상을 입고, 자자 빙크스의 눈 높이가 표시된 보조기구를 쳐다보면서 연기를 했을 것이다. 하지만 영화를 보는 우리들은 그런 뒷배경을 전혀 생각하지 못한다. 눈앞의 허구는 그만큼 생생한 것이다.
스타 워즈 시리즈는 즐겁게 소비할 수 있는 상품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곳에서 철학이나 눈물을 흘릴만큼의 감동을 찾아낸다. 영화를 지불한 금액만큼의 쾌락을 얻어내는 소비품으로 생각한다면 '스타워즈'는 나쁘지 않은 제품이다…… 물론 영화로서는 좋은 영화가 아니다. 조지 루카스는 한번도 좋은 각본가였던적이 없다. 7,80년대에야 어떻게 넘어갔을지 몰라도, 21세기의 세련된 영화들 사이에서 '스타 워즈 ep:2'는 확실히 지루해보인다. 하지만 이야기는 사람들이 다 알고 있는 걸 꿰어맞추면 되는거고, 조지 루카스가 정말 해보고 싶어하는 건 디지털 시대의 영화로서 '스타 워즈'가 더 앞선 위치를 차지하는 것일거고…… 루카스가 상품으로서의 가치에 충실한 이상 우리도 상품으로 받아들이면 되지 않겠는가.
|
|
|
1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