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전에 영화 '퐁네프의 연인들'을 만나보고 인상에 남아 감독 '레오 까락스'의 이력을 검색
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장편 영화가 지금까지 4편 밖에 없을 정도로 그의 작품이 진귀해 한참을
잊고 있었는데 이번에 방한을 해서 그의 영화상영과 관객과의 대화 시간을 갖는 다고 해 기대를
갖고 있었는데 마침 운좋게도 3편의 안본 그의 영화중 한편 '나쁜 피'와 그를 만나볼 기회가 보인
에게 돌와왔다.
파리는 핼리혜성의 접근으로 무더위가 계속 되고, 바이러스성 불치병에 시달리는 등 이상한 기
운에 휩싸인다. 어느 날 지하철역에서 갱단원인 알렉스의 아버지 장이 전동차에 치어 숨진다. 장
의 동료 마크는 미국인 갱단의 보복이라 단정 짓고 자신도 살해될 것이라는 공포에 시달린 끝에
알렉스에게 접근한다. 한편 알렉스는 마크와 동거하고 있는 안나에게 마음을 빼앗기는데..,
영화 '퐁네프의 연인들'의 인상을 안고 영화 '나쁜 피'를 만났더니 영화의 색체가 완연히 틀린 느
낌을 받았다. '퐁네프의 연인들'이 타 영향을 받은 때 묻은 영화라면 '나쁜 피'는 레오 까락스 감
독의 순수 창작물로 느꼈기 때문이다. 여기서 때 묻었다는 표현은 영화 제작 방식이나 스토리 구
성, 배경등이 헐리우드 방식이랑 흡사하다고 느껴서이다. '레오 까락스' 감독에 대해서 글로만
봤는데 그의 영화 초년 시절 작품 '나쁜 피'를 만나 보니 읽은 글들을 실로 실감할 수 있을 만큼
'나쁜 피'는 본인에게 순수 창작물이나 다름 없었다. 영화는 사랑의 방식을 어렵고 무겁게 풀고
나가는 것 처럼 전반적으로 어둡다. 영화가 이 정도되면 영화를 재미나 흥미 위주로 보는 일반
관객에게는 그 영화에 가까이 하기란 쉽지 않을 만큼 예술영화에 가깝다고 느껴졌다. 그런데 그
가까이 하기에 쉽지 않은 영화가 두,세번은 봐야된다는 생각이 뇌리속에 담긴 이유는 뭘까? 그건
바로 아름답고 청명한 시를 배우들의 표정연기와 어울려 읖조리는 듯한 대사에 있겠다. 배우들
의 대사에 여운이 남고 인상에 남는 영화는 본인의 경험상 흔치 않다. 기회가 되면 적어도 두,세
번은 봐야지 그들이 하는 대사를 뇌리속에 남겨 둘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영화가 끝나고 '레오 까락스' 감독과의 대화가 있었는데 목소리가 작고 말 수가 적어
서 그런지 몰라도 처음에는 호감이 안 갔었다. 그러나 시간이 점차 흘러 그의 솔직 담백한 얘기
를 듣고 있자니 그의 영화 세계를 조금이나마 알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처럼 여겨진다. 관객과의
대화가 끝나고 관개들에게 사인,포토타임까지 친절하게 해줘 안가지고 있던 호감까지 더불어 생
긴 느낌이다. 아직 못만난 그의 장편영화 2편을 서둘러 만나봐야겠다.
여러분 좋은 영화 많이 감상하세요.
2009년 11월 7일(토) 레오 까락스 감독에게 받은 친필 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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