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사랑은 산만하구나....★★☆
파리를 배경으로 했던 옴니버스 영화 프로젝트가 새로 찾아간 도시는 뉴욕이다. 존 레논, 우디 알렌이 사랑한 도시 뉴욕, 예술이 살아 숨 쉬고 낭만이 깃든 도시 뉴욕. 또는 다인종 다문화의 대표적 도시 뉴욕. 뉴욕의 이미지라면 대체로 이 정도이지 않을까 싶다. 그만큼 뉴욕을 배경으로 하는 옴니버스 영화라고하면 어느 도시보다 다채롭고 다양한 이야기가 그려질 법하다.
일단 <뉴욕 아이 러브 유>에는 11명의 감독이 참여하고 있다. 참여한 감독의 면면을 보자면, 셰카르 카푸르, 나탈리 포트만, 브렛 레트너, 이와이 순지, 파티 아킨, 이반 아탈, 강문, 랜달 밸스마이어, 미라 네이어, 조슈아 마스턴, 알렌 휴즈 감독이며, 이중 랜달 밸스마이어 감독은 독립적 이야기가 아닌 각 에피소드를 연결하는 일종의 브릿지 영상만을 담당해 찍었다고 한다. 그리고 중국의 서기를 포함해 나탈리 포트만, 올란도 블룸, 샤이아 라보프, 에단 호크, 앤디 가르시아, 크리스티나 리치, 안톤 옐친 등 동서양의 쟁쟁한 배우들이 참여하고 있다.
<뉴욕 아이 러브 유>는 기존의 옴니버스 영화와 구분되는 뚜렷한 특징이 하나 있다. 그건 각각의 에피소드를 별도로 구분하지 않고 마치 한 편의 영화처럼 보이도록 편집했다는 것이다. 아마도 이건 뉴욕이라는 거대한 용광로 안에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섞여 있듯이 영화도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하나로 뒤섞여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것은 아닐까 한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가 그다지 성공적으로 보이진 않는다. 각 에피소드의 완성도가 고르지 못하다는 지적은 옴니버스 영화에 대한 근본적 문제일 수 있으므로 굳이 얘기하지 않는다 하여도 <뉴욕 아이 러브 유>는 전반적으로 너무 산만하고 혼란스럽다. 워낙 뉴욕이라는 도시의 특성이 그래서인지는 모르겠지만 각 에피소드의 구분이 명확치 않다보니 완성도가 떨어지는 에피소드가 뒤따라오는 에피소드의 관람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듯하다.
아무리 산만하고 혼란스럽다고는 해도 인상적인 에피소드는 존재하는 법. 개인적으로 두 가지 에피소드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첫 번째는 이와이 순지 감독의 에피소드. 데이빗(올란도 블룸)은 까다로운 감독으로 인해 힘들어 한다. 그는 감독과의 의사교환을 카미유(크리스티나 리치)를 매개로 진행하게 되는데, 전화로 대화하던 이들은 점점 가까워지고 스트레스로 인해 음악감독을 그만두려는 데이빗을 설득하기 위해 카미유는 특별한 선물을 준비한다. 거의 혼자서 에피소드를 이끌어 가는 올란도 블룸의 자연스러운 연기와 특히 크리스티나 리치의 귀여운 표정은 압권. 두 번째 인상적인 에피소드는 브렛 레트너 감독의 에피소드. 졸업파티에 같이 갈 여자 친구가 없는 남학생(안톤 옐친)은 약사의 딸(올리비아 썰비)을 소개받아 졸업파티에 참석하게 된다. 그런데 이 여학생은 휠체어에 탄 장애인. 많은 학생들의 놀림 속에서도 신나게 춤을 춘 둘은 공원에서 꿈같은 하룻밤을 보내게 되고, 아침에 여학생을 집에 바래다 준 남학생은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헐리웃의 새로운 스타로 떠오른 안톤 옐친과 올리비아 썰비를 보는 것만으로 이 에피소드는 인상적이다. (올리비아 썰비는 영화 <주노>에서 엘렌 페이지의 친구역으로 데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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