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원래 보고싶어 했던 영화가 아직 개봉하지 않아서 이걸로 보자고 결정. 이 영화가 개봉하기 전에 기대했던 것만큼 흥행이 빠르지 않아서 평이 아무래도 별로인 듯 싶어서 기대를 별로 안하고 봤는데, 정말 기분좋게 봤다. 상황마다 웃음포인트가 많아서 빵빵 터지고!
영화의 에피소드는 이순재, 장동건, 고두심 순으로 진행된다. 처음에 복권때문에 갈등하는 이순재편은 정말 웃겼다. "아빠" 하고 말하는 부분은 최고. 하지만 시트콤이 생각나는 건 어쩔 수 없었고, 처음에 대통령이 결국 복권당첨금을 어려운 사람을 위해 쓴다는 설정이 너무나 이상적인 대통령이라 괴리감 같은 게 왔지만 영화는 영화니까.(영화를 끝까지 보면서 처음의 거부감은 점점 사라지게 되더라.)
두번째 장동건편은 좀 지루한 면이 없진 않았다. 미국,일본,북한 이야기가 나오면서 좀 더 정치적인 부분이 엮어서 그런지. 오히려 후반부쪽에 한채영하고 엮이는 부분이 난 더 좋았다. 그래도 자서전에 나온 내용을 요리사와 같이 이야기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 회상장면은 감동. (옆집에 있는 가난한 사람부터 도우라는 말.)
마지막 고두심편 늙어도 정말 예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보면서. 남편 역으로 나오는 임하룡도 사고를 치고 다니지만 밉지 않은 역할을 잘 소화한 것 같고. 부부싸움을 한 후 나중에 시댁으로 달려가서 고두심이 춤추자고 하면서 손을 내밀고 다른 말 없이 그에 응해서 임하룡도 같이 춤추는 그 장면도 너무 예뻤다.
같이봤던 남자들은 지루하다는 평이 많았지만, 여자들은 만족. 위트 넘치는 대사 속에 곰곰이 생각해보면 정치에 대한 풍자도 담겨 있어서 좋았다. (예를 들면 '시장에서 떡볶이 먹는다고 서민을 위한 정치냐'고 말했던 것 같은 대사들) 물론 현실과 달라서 씁쓸해지긴 하지만 영화속에서나마 그렇게 말해주니 통쾌했다. 기대를 별로 안해서 그랬는지 보면서 매우 만족!(긴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시계를 한번도 안 봤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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