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서 장기간 거주하면서 생겨나는 이상공황 현상 '팬도럼'.
독특하면서도 뭔가 이끄는듯한 매력을 가진 제목의 이 영화는, 간만에 보는 SF공포물이다.
블럭버스터는 아니면서도 뭔가 독특하고 강한 개성을 가진 이 SF물.
폐쇄된 우주공간 안에서 공포와 미스터리를 섞어가며 얘기를 풀어간다는 이 영화의 분위기에 먼저 끌렸다.
마이너급 B급의 느낌이 물씬 나면서, 이야기는 어떻게 흘러갈 지 모르고, 공포분위기는 극에 달한다.
제목이 어찌보면 영화의 핵심을 말하고 있지만서두, 영화를 보면 빠져든다.
첫번째 이유, 우주, 그리고 알 수 없는 상황에 내던져진 두 배우의 모습에서
우리는 미스테리와 공포를 동시에 느낀다.
거기다가 알 수 없는 외계생명체의 등장과 살육까지 더해지면서 그 긴장감은 극에 달함.
두번째 이유, 공포스러운 사운드, 어둡고 잔인한 화면, 뒤쫓아오는 괴물들.
전형적인 에일리언 풍의 공포분위기 및 형식을 띄고있으나, 그보다 더 복잡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세번째 이유, 지구 최후의 인류를 태운 '엘리시움호'에 담긴 의미. 그리고 묵시록적인 스토리.
1999년 멸망설을 넘겼으나, 2012년 마야의 예언설과 더불어 이 영화는 자원부족으로 새로운 행성을
탐사해야하는 더 암울한 근미래 디스토피아적 이야기를 다룸으로써 이야기적인 어둠까지 갖췄다.
이 모든 것이 합쳐지니 공포+SF+묵시록 = 하이브리드 마이너급 분위기의 매니악한 영화가 탄생했다.
그런데, 그게 매우 끌리면서 1시간48분동안 긴박감과 긴장감 속에서 '극한의 재미'를 느끼게 해준다.
벤 포스터의 날카로운 연기와 데니스 퀘이드의 중후한 무게, 그리고 캠 지갠뎃의 사악한듯한 연기까지.
영화의 마지막은 보너스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갑자기 환한 화면이 나오면서 나름 의미있는 엔딩을 맞는다.
그러나, 이 영화의 재미와 매력은 분명히 우주선 안에서 사건이 일어날 때들에 있다.
미쳐가는 세상, 미쳐가는 인물들, 꼭 우주공간이 아니어도 폐쇄된 공간에서라면 충분히 일어날 수 있을듯한
사건을 다룰 때 '팬도럼' 현상은 일어난다.
그만큼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가장 약한 생물체인 '인간'은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 동물이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해준다. 별 것 아닌거 가지고도 죽음까지 이르게 하는 것이 바로 '정신'이다.
인간은 때때로 그 '정신'에 지고마는 존재이다. 해석해보면, 영화 '팬도럼'은 이러한 의미까지 담고있는
꽤 괜찮은 SF공포물이라고 할 수 있겠다. 다소 매니악한 면이 있긴해도, 보면 빠져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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