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적나라촌평 :
이 영화는 임순례 감독이 연출한 또 다른 인권 영화다..
인권이라는 말이 주는 어감상의 무거움 때문에,
왠지 모르게 이 영화가 무겁진 않을까 걱정하는 이가 많을듯 하나,,
실제적으로 이 영화는 위트가 넘치며, 유머도 넘치는..
즐겁게 볼 수 있는 있는 '인권 액츄얼리'와 같은 영화다..
이 영화는 옴니버스 구조이기는 하나 단편 영화와는 다르다..
'러브 액츄얼리'의 흥행 후 우후죽순 제작되었던 영화와 달리,
이 영화는 그것과 유사한 구조를 띠면서도 다른 이야기를 한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옴니버스는 크게 네 가지다..
그리고 그 네 가지는 영화적으로 부풀려진 판타지적 픽션이 아니라,
실제로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을 팩션에 가까운 이야기이다..
이 영화는 사교육에 열폭하고 있는 엄마와 버거워 하는 아들,
대의이라는 미명하에 소수를 핍팍하는 조직,
자식을 위한다는 희망으로 자신을 버리는 기러기 가장,
가부장 의식에 찌들어 소중한 아내를 챙기지 않는 가장을 그렸다..
솔직히 이렇게 이야기 구조만 놓고 본다면,
이 영화에 등장하는 이 네 인물군들은 전혀 상관이 없어보이나,,
임순례 감독은 그들을 절묘하게 서로 관계를 엮어 놓으며,,
이 영화를 원활하게 시종일관 밀고 나간다..
그런 연출의 힘이야 말로, 임순례 감독의 근원이 아닐까 싶다..
솔직히 방금 말했듯이,
이 영화는 인권에 대해 다루고 있기에,,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적절히 위트를 가해 비틀었다..
그랬기 때문에, 이 영화는 무겁지 않았다..
도리어 코미디 영화보다도 웃긴 장면이 많았다..
머리 속으로 오래전부터 옳다고 생각해왔던 생각과는 반대로,
식물 같은 삶만을 살아가는 우리를 비트는 장면이 많은 영화라,,
왠지 씁쓸하다는 생각은 지울 수 없었지만..
이 영화는 그 씁쓸함을 넘어서는 웃음이 존재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것은 에피소드의 말미에 이르러,
감독은 등장 인물들에게 따스한 희망을 비춰주었기 때문이다..
그게 삭막한 현실과는 다른 영화적 따스함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감독이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이 아니었을까?
이 영화는 크레딧만으로 흥행이 보장되는 A급 배우는 없다..
그러나 이 영화는 적절한 캐스팅이 영화의 완성도에 기여하는,
모범 사례로써 기억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첫 번째 에피소드의 주인공인 문소리와 박원상,
그 두 사람이 부부가 아님을 명확히 알고 있지만,,
이미 여러 영화에서 호흡을 맞췄기 때문인지 그들은 부부같았다..
그리고 기러기 아빠의 애환을 보여준 손병호..
노년의 갈등을 보여주신 박인환, 정혜선님들까지..
정말, 배우들의 힘은 먹어주는 영화다..
몇 억을 받았다고 해서 연기력이 몇 억이 아니라는 걸,
몸소 보여주는 배우들이라고 해야 할까?
너무나 몸에 잘 맞는 옷을 입은 사람처럼,
완벽하게 극 중 인물이 되어버린 그 배우들을 보며,,
정말 영화가 걸작으로 남게 하는 원동력은..
잘 생기고 이쁜 영계들이 아니라,
삶의 페이소스를 대사 하나로 보여주는 배우의 힘임을 알았다..
그냥 배우들의 하나하나가 다 좋았다..
그러나 조금 아쉬움 남는 부분도 있었다..
그것은 실제로 감안되지 않았는가라는 생각이 들기까지 하는,
두 번째 베지터리언 에피소드의 동기에 관련된 부분이었다..
분명 두 번째 에피소드의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이였는데,
(여성 흡연에 대해 가지고 있는 편견을 표방해주던,,)
어느 순간 순식간에 정리되어 버린 듯하여 아쉬움이 남았다..
여성 흡연자로써 그녀가 받아왔던 사회적 편견을 살짝 뒤집어 주고,
(개인적으로 비 흡연가라 여성 흡연가를 좋아하진 않지만;;)
여느 에피소드에서나 그랬듯 그녀에게도 희망을 주었다면,,
영화가 좀 더 따뜻해질 수 있지 않았을까?
옥의 티와 같았던 그런 아쉬움 정도로 생각해주었으면 좋겠다..
위에 많은 이야기를 했지만,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순기능이라는 것은,,
아마도 영화에서 보여준 에피소드들을 보면서..
관객들에게 생각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었다는 점일테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를 보면서,
자식에게 학원보다는 꿈을 가르쳐주고,,
다수에 함몰된 소수를 바라봐주고,,
절대 가족과 떨어져 살지 않겠으며,,
나이 먹어서는 아내에게 잘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면서 들었던 생각은, 과연 이 마음이 변하지 않을 것인가였다..
나름 이 영화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할 계기를 마련했으니,
그 상황들을 헤쳐나갈 수 있을 용기를 키워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이 영화를 보면서 결국 그런 부분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일게다..
.. 그것만으로도 이 영화는 제 역할을 한 게 아닐까?
분명 좋은 영화임이 분명하고, 많은 관객들이 봤으면 좋겠는데,,
이 영화가 그럴 기회조차 가질 수 있을지는 불투명해 보인다..
영화라 함은 단순하게 상업적인 측면만 봐서는 안될텐데,
이 영화가 '워낭소리'와 같은 힘을 가지고 있지는 않기에..
상업적인 측면이 너무나 많이 반영이 되어서,,
이 영화의 즐거움이 그냥 사장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그러나 좋은 영화는 관객들이 알아보는 법이니까..
이 영화도 나름의 힘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는 것이겠지..
그냥, 좋은 영화 나왔다고 생각하고 맘을 열고 이 영화를 봐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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