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존경하는 사람은? 이라는 질문에
아버지, 혹은 부모님(아빠도 아닌 아버지, 아빠엄마도 아닌 부모님)
이라는 대답만큼 고루한 건 없다.
가족은 존경의 대상이 아니라 그냥 가족이다.
물론 존경하지 말라는 말이 아니다.
가족의 가치는, 그 사람의 능력이나 사람됨에 있지 않고
존재 자체에 있다는 말이다.
아무리 못난 가족도, 막말로 '없는 것 보다 낫다.'
아무런 도움이 안되고 오히려 짐이 되고 상처만 준다고 해도
가족이니까.
일급 살인자도 누군가의 아버지 일테고, 파렴치한 절도범도 누군가의 아들일 것이다. 곗돈들고 튄 어떤 아줌마도 누군가의 엄마일것이고, 남자들 등쳐먹고 사는 꽃뱀도 누군가의 딸일 것이란 말이다.
어쩌랴. 가족인데.
이미 머리의 피가 말라버린 그들에게 불평불만을 늘어놓아봤자 바뀌는 건 아무것도 없다.
그냥 눈 질끈 감고 받아들여야지.
가족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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