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ll-E 이후부터 픽사의 작품은 무조건 보기로 했는데 역시 나의 이런 맹목적인 신뢰가 틀리지 않았다. 특히, 초반부는 애니매이션으로는 한단계 진보한 기법으로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꿈에 대한 이야기다. 하지만 꿈을 이루는 것보다 꿈을 이뤄가기 위한 과정과 끊임없이 새로운 꿈을 꾸는 것이 더 가치있다고 말한다. 꿈은 자기자신을 자칫 과거에 매몰시킬 수 있고 집착하게 할 수 있다. 꿈을 이루기 위해 오로지 한 길만을 바라보게 만든다.
우리나라는 해방이후 '경제발전'이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한 곳만 바라보며 뛰어왔다. 그리고 그 꿈은 어느정도 이루어냈다. 그러나 그 꿈을 이루는 과정에서 얻은 상처와 눈물은 기억하지 못한 채 화려했던 과거에만 집착하며 아직도 새로운 꿈을 꾸는데 서툴러 한다.
영화 속 칼은 앨리와 함께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함께 노력했던 과정, 그로 인해 얻었던 행복한 시간은 바라보지 못하고 오직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 자신의 모든 과거가 담긴 집에 집착을 하게 된다. 하지만 결국, 집은 집일 뿐이었다. 집을 버리지 않는 한, 그는 앨리의 유언처럼 더 이상 '새로운 모험'을 떠날수도, 새로운 꿈을 꿀 수도 없는 것이다.
꿈 자체에 집착하고 있지는 않는지.
과감히 던져버려야 할 과거의 짐이 있지는 않는지.
새로운 꿈을 얼마나 꾸고 있는지.
한 곳이 아닌, 주위 여러곳을 따뜻하게 돌아보고는 있는지.
선뜻 대답할 수 없는 질문들만 꼬리를 물고 머릿 속을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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