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해운대를 봐버렸습니다.
윤제균 감독의 일번가의 기적은 괜찮게 보았지만 그가 코믹쪽은 많이 만들었지만
이런 스케일 큰 영화는 첨이라 기대반 우려반으로 보았네여.
예고편을 보고 쓰나미를 기다렸지만 쓰나미를 보려면 영화시작하고 한시간이 훨씬 지나
야합니다. 보통 외국 재난 영화들이 간략히 인물들 사이에 상관관계를 설명하고
바로 재난상황으로 들어가는것에 비해서 쓰나미만 빼면 그냥 부산을 배경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영화가 아닌가 라고 느낄만큼 인물들 사이의 스토리에 중심을 맞춤니다.
외국 영화들이 재난상황에서 헤쳐나가면서 인물들 사이에 갈등이 해소되는것에 비해서
해운대는 쓰나미가 곧 클라이막스가 되고 재난 상황의 극복 보다는 인물들 사이에 화해와
이별을 보여주는 소도구로 전락하고 맙니다.
극장에서 많은 이들이 중반부까지 웃으며 보았지만 원래 윤제균식의 오바하는 코미디는 별로
안좋아해서 그냥 그렇게 보았습니다.
하지만 설경구가 샴푸를 위장약으로 잘못 먹고 거품물며 응급실에 실려가는 모습은
색즉시공의 쥐약먹은 임창정과 오버랩되며 발전하지 못한 감독의 모습이 보이더군요..
어떻게 보면 한국적 정서에 맞게 재난상황보다는 인간사이의 이야기에 무게를 두어
극을 전개시키고 있지만 그 이야기들이 지나치게 코믹한 상황에만 의존해 있고
부모 자식 관계 이혼남과 자식의 관계 남녀사이 등 너무 포괄적으로 아우르려고만해서
지나치게 나열만한 느낌입니다..
극중 코스트가디언과 부산으로 놀러온 삼수생과의 러브라인은 지나치게 억지스럽고
지나치게 감동을 자아내려고만해서 자연스럽지 못했습니다.
CG문제점을 지적하는 이들이 있지만 CG는 그런대로 봐줄만합니다.
세밀하게 보자면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극의 몰입을 방해할 정도는 아닙니다.
하지만 정작 리얼리티가 떨어지는게 더 큰 문제더군요.
부산의 다리를 지나가던 사람이 높이 50m가 넘는 쓰나미를 다리 중간에서 만나고도
워터파크 파도풀에서 물 뒤집어 쓴듯한 모습으로 다리위에 살아남아 있는 모습은 너무나
비현실적이었습니다..(그정도 쓰나미면 파도에 몸이 닿는 순간 뼈가 다 부서진다는건 상식인데..)
아무런 장치도 없이 멀쩡히 다리위에 살아있고 할머니와 어린7살꼬마마져 같이 살아있는것은
재난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리얼리티를 떨어뜨린것입니다..
인물이 어떤 장치나 아이디어로 피했다는 설정을 했어야 했지만 너무나 무성의한
장면이 아닐수 없습니다..
5미터 쓰나미에도 수십만명이 죽었는데 50미터가 넘는 쓰나미에 그많은 등장인물중 몇명만 죽은것도 이상합니다. 차라리 몇명이 살아남아야 하는데 억지 해피엔딩을 만들기위해
주인공들이 다 살아있고 박중훈과 딸아이의 감동적인(?)이별을 그리기 위해 느닷없이 2차 쓰나미가 몰려옵니다.
설경구가 하지원손을 잡고 물에서 상황한 이별대사를 하는것이나 이민기가 자신이 희생하려고 하며 장황한 대사들을 하는것은 너무나 비현실적이고 죽음과 삶 사이에서 선택상황이
너무나 모호하더군요.
마지막 장면에서 해피엔딩을 보여주며 설경구의 코믹한 모습이 나오는것은
왜 쓰나미가 한번지나갔는데 주인공들이 더 행복해졌는지에 대한 설명이 안됩니다.
차라리 쓰나미를 30분정도때로 빨리 끌어와 그것을 극복하며 주인공간의 대화를 통해
해소시켜 나갔어야 하지 않았나 싶네여.
분명 졸작이라고 말하기보다는 아쉬움이 남는 영화입니다.
외국 재난 영화보다 따뜻함이 있고 사람에 중점을 맞춘 재난영화입니다.
하지만 쓰나미도 그냥 짜여진 결론으로 가기위한 억지 도구가 되고
그 엄청난 재난앞에서 인물들의 삶과 죽음도 상황이 아닌 정해진대로
나뉘어 지는것 같아 어색함이 느껴지는 영화입니다.
왜 영화제목이 쓰나미가 아니라 해운대인지 알듯하구요..
이 정도 재난이라면 굳이 엄청난 CG비용을 들인 쓰나미를 택해야 했나하는 의구심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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