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달전부터 간간히 이 영화에 대한 소식을 접해왔다.
엄청난 호평속에서 애니메이션으론 최초로 칸영화제 개막작으로도 뽑혔다는데
이때부터 개봉하면 곧바로 보러가야겠다는 생각이 뇌리에 깊숙히 각인됐던것 같다.
이 영화에 대한 전문가들의 짧은 리뷰들을 몇개 훑어봤을때 약간 의아할정도로 과잉된 칭찬이
보이기도 했는데 "역대 애니메이션들보다 30억배?는 뛰어나다."
영화를 본 상태가 아니었기에 정말 엄청난게 하나 나왔구나라고 생각했더랬다.
어제 개봉하자마자 바로 달려가서 관람을 했고 다시한번 고개를 갸우뚱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어? 분명 그냥 한번쯤은 볼만할 괜찮은 애니메이션이긴한데 딱 이것뿐인것같고
주변에 누군가 보러간다고 하면 말리고 싶은건 아니지만
안보면 후회할거라고 추천 해줄만한것도 아닌 딱 무난한정도라는 것이다.
시각적으로 흥미로웠던 부분은 수만개의 풍선으로 집이 공중에 뜨는 장면인데
알록달록한 풍선들의 춤사위와 파란 하늘빛배경의 조화는 단연 압권이고 이 장면은 곧
up이라는 영화의 모든 걸 관통하는 주제와도 같다.
인생에 대한 거창한 담론까진 아니지만 삶이라는 여행속에서 왜 우리가 모험을 추구해야
하는지 그것이 멈추었을때 삶이 얼마나 불행해질 수 있는지를 거부감없는 우화같은 이야기들로
재밌게 보여준다.
이렇게 액면 그대로만보면 흠잡을때 없는 성공인것같지만 중요한건
이런 메세지는 이제 진부하다못해 암기송으로 불릴정도로 식상해졌으며
흥미로운 이야기와 괜찮은 시각효과 몇개를 덧붙인들 그게 놀라울정도의
칭찬으로 이어지게 되는건 아니지싶다.
물론 수많은 전문가평들을 보고있자면
마치 누가 더 호평을 잘하나 경쟁하듯이 걸작중에 걸작에나 붙을 법한 단어들을 난사하지만
영화에대한 진정성을 느끼기란 어렵다. 긴 장문의 칭송글들을 봐도 그저 짤막한
영화의 메세지를 겉돌고 겉돌아 결국엔 픽사니까로 귀결되며 마치 안보면 평생 후회할것같은
생각이 들게하는데 막상 그정도는 아니라는 말이다.
극적인 지구의 아름다운 풍경을 그렇게 원한다면 만들어진 cg에 뭔가 2%부족한 이 영화보단
차라리 <홈>이라는 다큐를 추천해드리고 싶다.
이야기자체도 산뜻한건 분명하지만 라따뚜이만큼의 기발함은 없었고 월e만큼의 아기자기한 맛도
없었다. 메세지를 전달하는 설득력조차 심하게 빈약한 부분이 많았고
(애니나 우화니까 괜찮겠지 하는 부분들을 훨씬 뛰어넘을 정도의 난잡함)
픽사애니의 장점이었던 오밀조밀한 이야기들의 향연이
이번 영화에선 너무나 부실하게 보였던건 비단 나뿐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비판의 발단은 어디까지나 이번 up이라는 영화에대한 기대치가 굉장했다는 전제하에
쓰여진것이고 항상 본전생각나지않게 하는 픽사작품이니만큼 적당한 기대를 품고 간다면
충분히 만족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무난하다. 허나 그 이상은 없다.
UP -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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