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청년의 유골함을 전해주기 위해 히말라야로 가는 '최' 역할을 맡은 최민식 씨는, 사실적인 연기를 위해 로케이션 때도 일부러 히말라야에 먼저 가보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촬영을 하면서 처음 히말라야를 등반한 것이다. 구두에 양복차림으로. 네이버에서 '최민식'을 검색해보니 이런 글이 나왔다.
'솔직히 남의 인생을 표현한다는 게 참 벅찹니다. 그래서 카메라 앞에서면 외로워요. 처절한 자기와의 경쟁이거든요. 늘 다짐해요. 연기가 싫어지면, 사람들이 더 이상 필요로 하지 않으면 그만 두자고요. 중국집이나 할려고요. 아내한테도 늘 말해둬요. 나중에 카운터에 앉을 각오하고 있으라고'
이 글을 보고 '그 중국집 열면 군만두 먹으러 가야지' 싶었는데, 최민식 씨가 중국집을 개업하실 경우는 생기지 않을 것이라 생각된다. 팬까지는 아니지만 그의 연기를 좋아하는 내 입장에서는 아저씨의 연기가 싫어지거나 필요로 하지 않을 일이 없을 테니까.
영화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지루할 수 있다. 뭐, 눈을 만족시키기 위한 영화는 아니니까. (아, 아니다. 카메라에 잡히는 네팔과 히말라야의 풍경은 정말 아름답다) 하지만 점점 리얼리티를 추구하는 대중들에게서 '진짜'는 잊혀져가는 게 아닌지.. 생각해본다.
'최'가 마을을 떠나면서 꼬마에게 지어보인 웃음과 꼬마의 까만 눈이 깜박깜박하는 모습은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
일부러 꾸미고 의미부여하지 않은, 순수하고 담백한 영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