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격자를 보고 김윤석이라는 배우를 매우 좋아하게 되어서 그가 출연하는 영화는 무엇이든 보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는데, 이번 영화인 거북이 달린다는 웬지 추격자처럼 전직 형사가 범인을 잡는 구도이고, 그 형사도 어딘가 부족해 보이는 게 추격자와 많은 부분이 겹치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러나 영화를 본 순간 이러한 생각은 틀렸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거북이 달린다는 언뜻 보기에는 형사와 탈주범의 쫓고 쫓기는 액션스릴러 같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영화의 일부요소일 뿐이고 영화의 재미는 대부분 김윤석과 주변인물들 사이의 부딪힘과 애환등에서 묻어나온다.
영화의 기본틀은 탈주범 정경호와 정직되었으면서도 질기게 그를 쭟는 독종형사 김윤석의 대결구도 이지만
그보다 더 재미있는 것은 생활력이 강하고 매번 남편을 다그치면서도 남편을 사랑하는 마음을 간직한
아내, 등장할 때마다 아빠를 아이 돌보듯 걱정하는 큰 딸, 모자란 듯한 김윤석의 동네 동료들과 형사들이 만들
어낸 소탈하면서도 꾸밈없는 앙상블이다.
영화가 꼭 충격적인 소재와 자극적인 화면, 쇼킹항 스토리등 일반 관객에게 부담을 주는 것보다 거북이 달린다
처럼 친근한 소재를 화두로 하여 관객에게 재미와 웃음을 줄 수 있으면 더 바랄 것이 없다고 본다.
영화의 후반부에는 첫 장면이 복선역할을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장면을 보면서 매우 흐뭇했다.
영화가 뭐 별거 있나. 이처럼 보고나서 기분좋으면 되는 거다. 강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