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말빨은, 반드시 조심해야 한다. 사람은, '재미있음'에, 참으로 쉽게, 그만, 만족해 버리기 때문이다. 알아야 할 것은, 화려한 포장지일수록, 내용물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허다하다는 것. 영화가 누군가의 '말'이라면, 이 영화가 갖고 있는, 화려한 무술, 마지막 대결 장면 등은, '말빨'에 다름아니다.
이 영화는, 분명히 거짓말을 한다. 자신들의 역사라는 바구니에는, 수많은 색들의 실이 있는데, 이야기꾼은, 그 가운데서 예쁘고 서로 잘 어울리는 실만을 골라내어서는, 눈이 휘둥그레 해질, 끈을 만든다. 역사 라는 바구니에서 꺼내서 만들었다해서, 그 끈이 '사실'일수는 없다. 더더욱, 좋은 것만 골라내 만든 것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이 영화는 스스로를 속이려는 것이다. '무술'-'중국인'-'엽문'-'이소룡'으로 이어지는, 이상한 구조의 '거짓말'은, 참으로 어이없게도 민족주의랑 이어진다. 분명 '무술의 화려함'이, '중국인의 위대함'을 보여주는 것이 아님에도, 영화는 억지로 연결해서, 중국인인 자신들을 속여댄다. 무술이라는 것이 가지는, '대결'이라는 요소와, 대결이라는 요소가 혹 가질 수 있는 '선악'구도로서, 과거 8년 간 '중화'를 침략했던 일본제국의 침략을, 엽문의 대결 상대로 사각의 링에 올려보낸 것이다. 그것도 '비열함', '잔인함' 등등의 악당적인 재료를 듬뿍 발라대서는 말이다. 그리고는 엽문의 승리로, 자신들을 '위안'한다. 등장하는 중국인들 중 어느 한명도 일본의 앞잡이가 되지 않았다고, 또한 거짓말한다. 그렇다. 영화 속 중국인들은, 믿고 싶은 거다. 그 때, 우리는, 나는 살아있었던 거라고.
일본의 침략 역사는, 어디까지나 사실이다. 하지만 치욕적인 사실이다. 치욕적인 과거를 가진 사람은, 치욕을 어떻게 해서든 감당해야 한다. 하지만 감당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이 영화처럼 말도 안되는 거짓말도, 하나의 치유방식이 될 수 있을 만큼, 그정도로 다양하다. 참 어이 없게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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