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블루'에서 남편과 아이를 잃은 슬픔에 직면한 작곡가로 분해 베니스 영화제에서 여우주연
상을 수상한 여배우 '줄리엣 비노쉬', 본인에게는 그녀의 연기를 보고 있노라면 한편의 수채화를
보듯이 부담감 없는 편안한 감을 가져다 주는 배우이다. 그런데 요즘 그녀가 출연하는 영화를 보
면 전에 가졌던 그런 인상을 덜 받았는데 이번에 선보일 영화 '사랑을 부르는, 파리'에서는 제목
만큼이나 그녀에게 가졌던 편안한 인상을 더 돈독히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물랑루즈에서 메인댄서로 일하는 피에르(로망 뒤리스)는 누나와 세 아이와 함께 샹젤리제 거리
가 내려다 보이는 파리의 아파트에 함께 살고 있다. 언젠가 심장병으로 자신이 죽을 지 모른다고
생각하는 그는 우연히 베란다에서 건너편 아파트에 살고 있는 아름다운 여자 래티시아(멜라니
로랜)를 지켜보게 되고 그녀를 사랑하게 된다. 그러나, 그녀의 곁에는 젊은 남자친구와 중년의
건축가 롤랭(패브리스 루치니)이 있다.
한편, 엘리즈(줄리엣 비노쉬)는 메닐몽탕의 시장에서 야채가게를 하는 주인 장을 알게 되고 그
에게 호감을 갖게 된다. 장의 친구 프랭키(길스 레로쉬)는 카페에서 일하는 캐롤린을 좋아하지
만 터프하고 장난스러운 태도때문에 매번 그녀에게 상처만 준다. 파리는 사랑으로 넘쳐나고 파
리의 겨울도 깊어갈 때 자유분방한 사랑을 쫓는 래티시아는 롤랭에게 이별을 고하게 되는데..,
영화는 여행에세이나 방송 영상물에 흔히 등장하는 낭만과 사랑으로 충만한 판타지적 도시가 아
닌, 있는 그대로의 도시를 보여주려고 애쓰는 듯 영화 첫장면부터 파리 시내가 여느 도시 비슷하
게 평법하게 한눈에 비쳐준다. 온갖 수식어가 붙는 파리가 아닌 단지 도시로서의 파리 말이다.
사람이 사랑을 하게 되면 단지 사람만 사랑 할 수 있을까?..단지 사람만 사랑하게 되면 그 사랑
은 지금 살고 있는 현대사회에서는 그 사랑하는 사람의 처한 환경이나 입지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고, 또한 그러한 오래가지 못하는 일순간의 사랑일수도 있다. 사람은 저마다의 성향이나 스타
일, 자신의 처한 환경, 입지등을 고려해서 사랑을 선택하게 된다. 우선은 그 사람에게 이성으로
서 끌리는 점이 있어야겠지만 말이다. 이와같은 사랑의 논리를 낭만의 도시 그거도 '파리'에서
펼쳐지리라곤 그 누구도 상상치 못 할 것이다. 그런데 영화는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통해 사랑을
부담없이 편안하게 비쳐져, 이 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우리의 생활 패턴과 유사한 아니 어떻게
보면 내 삶일 수도 있을 것 처럼 공감대를 불러 일으킨다. 영화의 엔딩장면에서 택시기사 내뱉는
말은 다시 한번 파리를 평범한 도시로 기억하게 한다. '파리에서는 아무도 안 행복해요, 모두 불
평만 하면서도 파리를 사랑하죠.'라고..
여러분 좋은 영화 많이 감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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