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담 샌들러가 나오는 영화가 대개 그렇듯이 좀 유치한 구석이 있다.
그런데도, 애들용은 아니고 주로 어른들을 위한 코미디가 많은데
이번 월트디즈니에서 만든 '베드타임 스토리'는 어린이용처럼 보이지만,
주로 어른들에게 하는 좋은 구석들이 많은 것 같다.
내용이야, 호텔경영권자에서 쫓겨나고 잡일이나 하는 스키터(아담 샌들러)가
조카들에게 자기전 해주는 '옛날 이야기(베드타임 스토리)'를 해주고 나면
다음날 그것이 현실에서 실제처럼 일어난다는 판타지적인 이야기.
이 안에서 주로 말하는 건, 나의 세상을 만들어나가는 건 바로 나라는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것, 내가 상상하는 것, 결국은 내가 바라는 쪽으로 이끌어가게 된다는 것.
내 맘대로 되는 게 세상이 아니라지만, 그것도 결국 내가 어느정도의 한계를 지어버린 것이다.
그렇기에 부정적이고 냉소적인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면 '내 자신'도 그런 쪽으로 이끌어가게 된다.
'나의 즐거움은, 오직 나의 상상하는 것에 달려있다.'
현실에서 해피엔딩은 없다. 그거 역시 내가 믿기 나름이다.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거만 보고, 믿고 싶은거만 믿는다고 하지않는가?
우리가 즐거운 영화를 보고 행복한 해피엔딩을 기대하는 것도, 그런 심리다.
나도 저렇게 행복해지고 싶어.
그런 기분을 갖고 영화관을 나온다면 그건 좋은 영화를 본거다.
그러나, 그런 기분도 잠시 집에 돌아오자마자 영화를 씹고 까대고 세상의 사건에 악플을 달게된다면
그 순간부터 내 자신은 다시 그런쪽으로 흘러가는 거다.
환경탓도 무시할수 없지만, 사람의 의지력은 생각이상으로 강한것 같다.
다만, 그것을 이끌어가는 계기와 마인드가 상당히 중요할 것이다.
이 아이들용 영화같은 '베드타임 스토리'에서 이런 생각까지 갖게했다면, 이 영화는 잘 만든거다.
'해피 메디슨 (Happy Madison)'이라는 제작사를 차리고 이런 영화들을 주로 만들어온 아담 샌들러는
아마도 그런 생각을 가진 자일 것이다. (Madison의 발음이 medicine(약)'과 같은건 혹시 의도된게 아닐까?
웃음이야말로 행복한 약이라는 그의 생각이 엿보인다.)
그의 영화를 꾸준하게 보다오면, 어느정도 느낄수 있다.
그가 조금은 덜 떨어진것 같고 바보같은 연기를 하는 것 같이 보여도, 그는 정말 똑똑한 사람이란 걸.
웃는 것이야말로 진정으로 행복한 약이라고 믿고 있는 그의 영화의 필모그래피가 늘어날수록,
관객들은 조금씩 더 미소짓게 될 날이 많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