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를 그리는 작품들을 보면서 느끼는 것은 언제나 우울하고, 불안정하다는 것이었다. 영국 10대 청소년의 성장기를 그린 드라마 '스킨스'도 그랬고, 좋아하던 모델 배두나와 김래원의 정사장면으로 충격을 받았던 '청춘'도 그랬다. 그 외 많지는 않지만 종종 접했던 성장기 작품 속에 청소년들을 떠올리면 회색으로 가득했다. 내 청춘도 그랬던가? 불안과 떨림, 계속해서 나를 따라다니던 고민과 불만. 작품 속 그들과 같이 극단적으로 회색빛 속에서 살지는 않았지만 내 청춘도 그들과 사뭇 다를 바 없었다.
불안정한 청소년기와 기면증을 앓는 주인공. 완벽한 설정이 아닐까? 그리고 기면증을 완벽하게 연기했던 리버 피닉스라는 배우. 늘 이름으로만 들어왔던 그라서 언젠가는 꼭 그의 작품을 보겠다고 마음먹었는데, 그 작품이 바로 아이다호. 그의 연기가 완벽했던 것은 그의 실제 삶과 다를 바 없었기에 아마도 연기가 아닌 실제 자신의 모습을 표현했던 것은 아닌가 싶다.
하여튼 젊은 키아누 리브스도 볼 수 있었고, 이름만으로 사뭇 제임스 딘과 견줄 만한 리버 피닉스를 볼 수 있어서 좋았던 작품이다. 다만 돌아서고 나니 이미지들만으로 기억되는 영화가 되었다. 워낙 이미지들이 강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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